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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으로 근교에 마당·텃밭 딸린 내집 마련 가능

서울 전셋값으로 근교에 마당·텃밭 딸린 내집 마련 가능
경기도 용인 등 서울 근교에 30가구 미만으로 구성된 도심형 전원주택단지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이 도심형 전원주택단지는 초호화 타운하우스와 달리 젊은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호동에 위치한 '용인 라움빌리지' 주택 전경.

#. 초등학생 자녀를 둔 37세 동갑내기 A씨 부부는 최근 경기 용인 처인구의 한 도심형 전원주택을 구입했다. 서울 전셋값 2억7000만원을 들여 '마당과 텃밭이 딸린 내집'을 마련한 것. A씨는 "강남에 있는 회사까지 차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데다 광역버스, 용인경전철 등 교통편도 좋기 때문에 만족스럽다"며 "자전거도로도 잘 닦여 있고 조금만 걸어나가면 개천이 있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근교에 20~30가구로 이뤄진 도심형 전원주택단지가 잇따라 분양되고 있다. 과거 미분양의 온상이었던 초호화 타운하우스와는 달리 도심형, 실속형을 내세우며 젊은층을 손짓하고 있는 것. 실제 대부분 계약자들이 어린 자녀를 둔 30~40대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용인, 가평, 양평 등지에 3억원대에 분양받을 수 있는 소형 전원주택이 속속 분양되고 있다. 캠핑과 자녀 교육 등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이 이어지면서 높은 계약률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 대용E&C가 용인 처인구 호동에 짓고 있는 '라움빌리지'의 경우 분양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전체 32가구 중 6가구만 남았다. 수년간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초호화 타운하우스와 비교할 때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전셋값으로 근교에 마당·텃밭 딸린 내집 마련 가능


업체들이 지역적 선호도와 주택 규모, 금액 등 수요변화를 정확히 예측하고 공급한 측면이 크다는 평가다.

은퇴한 50~60대가 서울 근교보다는 강원 홍천이나 춘천 등지를 원하는 것과 달리 30~40대는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근교를 선호하기 있기 때문이다. 금액은 서울 전셋값 수준인 3억원대에 규모도 대지 330~495㎡(100~150평)에 건축면적 82~99㎡(25~30평)대의 소형주택을 원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분양관계자들은 서울의 평균 전셋값인 2억8000만원 선에 충분히 서울 근교에 실속형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지 429㎡(130평), 건축면적 82㎡(25평) 소형 주택의 경우 대지비 3.3㎡당 140만원, 건축비 3.3㎡당 450만~500만원을 들여 총 2억8000만~3억원 선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이처럼 지었을 경우 1층에는 침실 2곳, 거실, 주방, 욕실, 보일러실, 현관이 설계되고 2층은 침실, 주방, 욕실 등으로 구성된다. 아파트와 달리 계약 후 빠르게 입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아파트의 경우 분양에서 입주까지 2~3년이 걸리는 반면 이 같은 주택의 경우 설계 1개월, 공사기간 2개월, 인허가 1개월 등 총 4개월 만에 입주가 가능하다.

건축기술의 발달로 관리비도 아파트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설명. 도심과 가까워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지역이 대다수인 데다 지열난방 방식이 많이 채택되면서 한 달 관리비가 10만~15만원 선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서울 전셋값으로 근교에 마당·텃밭 딸린 내집 마련 가능

■허재석 브레인웍스 대표 "지역·가격대 먼저 정하고 교통편 알아봐야"

"예전에는 경기 가평.양평 등 도심과 다소 떨어진 곳에 '세컨드 하우스(second house)' 개념으로 집을 지었다면 지금은 서울로 출퇴근이 용이한 곳에서 실거주용 주택이 더 선호되고 있습니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이 줄고 흙을 만지며 사는 것을 원하는 전원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인 라움빌리지'를 마케팅하고 있는 허재석 브레인웍스(Brain Works) 대표(사진)의 말이다.

그는 이처럼 최근 도심과 가까운 곳에 집을 짓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허 대표는 "아파트의 경우 대기업이 분양하다 보니 정보도 많고 계약도 편하지만 주택은 그렇지 않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택지에 토목이나 수도공사까지 미리 끝내놓고 분양.건축하는 주문형 주택이 많은 만큼 예전보다 집을 짓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허 대표는 도심형 전원주택을 장만하기에 앞서 미리 몇 가지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작정 도심형 전원주택을 꿈꾸기보다는 지역과 가격대를 먼저 정하고 직장 등 생활권에 맞춰 교통편을 알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진입로나 주변환경, 향 등도 잘 따져봐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도심형 소형주택 단지가 아파트의 장점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단지 입구에 따로 조성된 경비실에서 택배를 받아주거나 집을 비울 경우 보안까지 책임져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