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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형 타운하우스 ‘이유 있는 열풍’

'아파트 생활보다 이제 땅을 밟으며 살면 어떨까? 작지만 예쁘게 꾸민 정원에는 철마다 피는 꽃이 계절을 말해주고…. 맨발로 마당을 뛰노는 개구쟁이 막내는 요즘 몰라보게 더 건강해졌네.'

도심 생활에 염증을 느낀 어느 귀농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도심형 전원주택에 거주하면서 일상적인 도시생활과 조금은 특별한 전원생활을 동시에 즐기는 가정의 모습이다. 아침이면 서울이나 수도권 주요 도시 직장에 출근하고 자녀들은 도심 속 학교로 등교하는 아주 일상적인 도시생활을 한다. 저녁과 주말에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은 이제 현실이 돼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용인, 광주, 동탄 등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서 이 같은 도심형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수년 전에도 수도권 도심 주변에 타운하우스가 인기를 끌었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주거 형태와 전원생활을 즐기는 수요계층 등 모든 면에서 과거 타운하우스 때와는 차별화되는 게 특징이다.

■주택 규모 줄이니 수요층 급증

우선 주택 크기부터 다르다. 과거 타운하우스 열풍 때는 대지 면적 1000㎡, 건축면적 150~200㎡ 규모 주택들이 선호 대상이었지만 요즘은 대지면적 300㎡, 건축면적 100㎡ 정도로 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다. 규모가 작아지다 보니 서울 도심 아파트 전셋값이나 수도권 도심 아파트 매매가 수준인 3억원 안팎으로도 구입이 가능해졌다. 과거 타운하우스가 한 채당 10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했던 때와 달리 접근이 쉬워진 것이다.

과거 타운하우스보다 규모가 작아졌지만 내부 면적은 웬만한 중소형 아파트보다 훨씬 넓어 자녀를 둔 가정이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넓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마당과 작은 텃밭을 만들 공간도 있다. 이른바 '실속형 전원생활'이라는 말이 확 와닿는 부분이다.

경기 용인 일대에서 도심형 전원주택 '라움빌리지'를 공급하고 있는 허재석 브레인웍스 대표는 "도심형 전원주택 규모가 작아지고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30~40대 수요층이 크게 늘고 있다"며 "라움빌리지 계약자 대부분이 서울이나 수도권에 거주하던 40세 안팎의 젊은 가장들"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의 말처럼 수요층도 크게 변했다. 과거에는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어느 정도 재력을 쌓은 노년층이 주요 고객이었다면 이제는 30~40대의 젊은 직장인 가정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통환경 좋아 도심 출퇴근

아무리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이 있다 해도 직장생활과 자녀 교육을 생각한다면 결단을 내리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최근 30~40대 직장인들의 수요가 늘고 있을까.

허 대표는 그 이유로 부쩍 좋아진 대중교통 환경과 캠핑문화 확산으로 인한 자연환경 선호현상 등을 들었다. 도심형 전원주택이 도심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최근 운행노선이 늘어난 광역급행버스 등을 이용할 경우 서울까지 출퇴근이 가능해졌기 때문. 또 캠핑을 즐기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욕망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개성이 뚜렷한 젊은 세대가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에 염증을 느끼면서 탈도심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수년 새 급등, 전셋값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가득 담긴 전원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매력은 이 같은 수요를 더욱 확산시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수도권 곳곳에서 도심형 전원주택을 포함한 실속형 타운하우스 공급도 크게 늘고 있다. 기존 단지에서도 매매물건 및 전세매물이 귀한 편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