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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덤핑 제소’ 국내 강관업체 영향은?

미국 철강업체들이 한국 유정용 강관 수출 업체들을 대상으로 반덤핑 제소에 나선 가운데 향후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최종 결정까지 최소 1년 이상이 걸리고 크게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미국이 최대 수출처인 만큼 대응 방안 마련에도 고심하는 눈치다. 유정용 강관은 원유, 천연가스의 채취, 생산에 사용되며 내식성, 내응력 부식 균열성이 뛰어난 강관을 말한다.

4일 한국철강협회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연간 유정용 강관 미국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9년 11만t에 불과하던 대미 유정용 강관 수출규모는 미국이 중국산 강관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한 영향으로 2010년 54만t으로 급증했다. 2011년에는 59만t으로 10%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2012년에는 전년 동기대비 32.0% 증가한 78만t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대미 유정용 강관 수출규모는 미국이 수입한 전체 물량의 23%를 차지하며 국가별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산 강관에 대해 반덤핑 제소 효과를 국내 기업들이 톡톡히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유정용 강관 제품에 대한 반덤핑 이슈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도 최근의 성장세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SK증권 이원재 연구원은 "국내 강관사들은 내수 건설경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북미향 송유관·유정용 강관 수출비중을 확대한데다 최근 환율상승 수혜까지 겹쳐 북미향 수출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수익성이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다"며 "반덤핑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강관업종 전반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단 관련 기업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세아제강측은 "아직까지 구체화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면서도 "향후 있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약 25만t(약 2500억원)의 유정용 강관을 미국에 수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5만t 정도(약 1500억원)를 수출하는 현대하이스코도 크게 걱정할 사항은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1990년대에도 같은 사례가 있었으며 '혐의 없음' 판정을 받았다"며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크게 우려하지는 않고 있으며 향후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제철 역시 미국 수출분이 많지 않은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영향도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미국향 유정용 강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간 300~400억원으로 0.1% 수준"이라며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일단 조사가 1년 정도 소화되는 만큼 좀 더 시간을 갖고 행동에 나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