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용도로는 역대 최고 감정가인 1044억원짜리 호텔이 경매에 등장했다.
22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경남 창원의 특1급 호텔 '더시티세븐 풀만호텔'이 내달 6일 창원지법 경매1계에서 첫번째 매각에 부쳐진다. 풀만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15층 규모 건물로 연면적 4만716.6㎡에 달하며 건물 감정가는 768억여원, 전체 감정가의 80%를 차지한다. 대지 면적은 1만4485㎡로 감정가는 275억여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감정가로 책정된 1044억원(등기부상 채권총액 751억원 상당)은 호텔을 포함한 숙박시설 용도 기준 역대 최고가다. 이전 최고감정가 물건은 지난해 10월 첫번째 매각이 개시된 강원 태백 소재의 콘도미니엄 건물(현재 취하 상태)로 당시 감정가는 약 761억원이었다.
이 물건은 창원에서 유일하게 특1급 등급을 받은 호텔이며 이 지역 소재 주요 기업들의 행사 장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입지나 접근성 등 부동산이 필수로 갖춰야 할 요소들도 잘 반영돼 있어 매수 후 활용도 역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장면 중 일부가 이 호텔에서 촬영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1000억원이 넘는 감정가 자체가 상당한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첫번째 매각에서 낙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100억원 이상인 물건 219개 중 유찰없이 새 주인을 찾은 물건은 감정가 100억원 초반대로 단 2개에 불과했다. 감정가 150억원을 넘긴 물건은 예외없이 모두 유찰됐다.
아울러 본 건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은 후 낙찰자가 떠안아야 할 추가적인 부담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법원에 따르면 이 호텔 휘트니스에 등록한 회원 380여명과 이들이 지불한 보증금 177억원에 대해서는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수자가 전액 인수하게 된다.
또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라 호텔 내외부에 일정 이상의 미술작품을 설치해야 하지만 기존에 설치됐던 작품들은 유체동산경매가 별도로 진행 중인 상황. 따라서 입찰 예정자는 매수하기 전에 미리 이 부분에 대해 창원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유체동산으로 팔려나간 만큼의 예술조형물을 새로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이 밖에도 아직 파악되지 않은 임금채권이나 임차보증금 등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이 같은 리스크를 감안한 유찰이 2~3회 이상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태인 박종보 연구원은 "앞서 언급된 이유 외에도 경매 청구액은 445억원, 등기부상 채권총액은 751억원 규모로 모두 감정가보다 적기 때문에 채무자들이 경매신청 채권자의 채무를 변제할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 경매개시 시점인 지난해에도 소유자 측에서 매각을 통한 채무변제 의지를 보인 만큼 현재로선 경매 상황이나 절차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단계"라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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