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마 야요이 '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11월 3일까지 대구미술관)
광기는 종종 예술의 자양분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일본 여성작가 구사마 야요이(84)도 그런 경우에 속한다. 1929년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과 아버지의 방탕, 엄격했던 어머니의 학대 등을 겪으며 유년시절 편집적 강박증과 정신분열에 시달린다. 정신병원을 들락거리던 그는 환각상태에서 본 것들을 강박적으로 스케치북에 옮기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물방울 무늬다.
오는 11월 3일까지 대구 삼덕동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그의 대규모 개인전에 나온 100여점의 작품에도 온통 물방울 무늬가 그려져 있어 어지럽다. 여전히 병원과 스튜디오를 오가며 왕성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 수백만개의 입자들 가운데 하나의 점이 나의 인생"이라고 말한다. 형형색색의 점들이 하얀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긴 제목의 이 설치작품에도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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