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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첨단기술 향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첨단기술 향연’
벤츠의 디터 제체 회장이 자율주행자동차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 프랑크푸르트(독일)=김성환 기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첨단기술 경연장.' 제65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이 한마디로 표현할 만하다. 업체들의 첨단기술이 총출동해 다가올 자동차 세상을 한 발 앞서 내다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일반인들에게도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공개돼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업체들도 나름 성과를 거뒀다. 자동차업체들 외에도 한국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대형 부스를 마련해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벤츠에 납품하는 타이어를 전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과제도 남겼다. 자율주행자동차와 전기차 등 첨단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국가별로 상이한 관련 법령과 취약한 인프라 문제가 극복돼야 해서다.

■상용화 앞둔 첨단기술 대거 선봬

이번 전시회에선 '자율주행자동차(무인자동차)'와 화석연료 수준으로 성능이 향상된 전기자동차, 성능을 높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외부 충전단자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등 첨단 자동차들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공개됐다.

무인자동차는 벤츠가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를 선보이면서 2020년까지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천명했고, 닛산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합리적인 가격경쟁력을 갖춘 자율주행자동차를 양산키로 했다고 공언했다. 부품업체인 '보쉬'도 연구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대형 부스에 전시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디어크 호하이젤 보쉬그룹 전장 및 카 멀티미디어 사업부 총괄 회장은 "보쉬는 현재 자율주행 시스템 관련 엔지니어가 약 5000명이나 된다"면서 "2020년께 제품이 나올 수 있겠지만 가격대는 다소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전기차 기반 하이브리드 차량은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등 독일차 업체들이 기선을 잡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BMW의 i3와 i8, 폭스바겐의 e골프, e업 등이다. BMW는 i3를 전시장 내에 300m의 트랙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직접 타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160㎞까지 가는 이 차는 우리나라에도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된다.

폭스바겐의 e골프와 e업은 각각 1회 충전에 190㎞와 160㎞를 달릴 수 있다. 아우디 A8과 포르쉐 918 스파이더 등 하이브리드 모델은 외부 충전 기능을 장착해 성능을 높였다.

■인프라 등 국가별 제각각 '극복과제'

그러나 국가별로 취약한 인프라는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1회 충전에 주행거리가 200㎞에 그쳐 충전소를 늘리고 충전 규격도 통일해야 한다. 현재 아시아에선 한국과 중국 등이 전기차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충전규격 통합 논란이 아직 지속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충전 방식은 DC방식과 차데모 방식 AC충전방식 등이 있다. 급속충전 규격인 차데모는 현대·기아차가, DC콤보방식은 BMW 등이, AC충전방식은 르노삼성자동차 등이 채택하는 등 제각각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양산 모델이 나오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제조업체 과실인지 운전자 과실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일반 도로는 돌발상황이 많아 법적인 보완이 불가피하다.

지난 2010년 구글이 자율주행 기술을 최초로 선보인 미국은 이미 법안 정비에 들어간 상황.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플로리다주 등은 일단 자율주행자동차 운행 가이드라인만을 마련해놨다. 자율주행을 하더라도 사람이 운전대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지난 5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STA)은 실험을 조건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주행을 허용했다. 또 자율주행을 하려면 해당 면허를 별도로 따야 한다는 기준도 마련해놨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랄프 헤르트비치 운전자 보조섀시 시스템총괄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주행 가능 여부는 규제 당국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