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동양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해 연일 보호막을 치고 나섰다. 시장 일부에서 나돌고 있는 '동양증권 영업정지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다"고 밝혔고 동양증권 등에 예치돼 있는 고객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3, 24일 펀드 등에서 2조원 가량 예탁금이 빠져 나간 동양증권은 25일 오전 전날 오전 대비 절반 정도로 이탈자금이 줄어 자금유출이 다소 진정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동양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양이 25일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면서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자청, "최근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일부 고객의 우려가 있지만, 동양그룹과는 무관하게 동양증권, 동양생명 등의 고객자산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동양증권의 경우 고객이 맡긴 증권과 현금은 법정 기관에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으며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도 회사자산과 엄격히 분리돼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도 동양그룹 지분이 3%로 매우 낮고 지급 여력이 230%에 달해 향후 보험금 지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동양자산운용은 고객자산이 은행 등에 별도로 보관돼 있어 고객 보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 금감원장은 "이처럼 동양그룹 계열 금융회사의 고객 자산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으며 중도 해지 시에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만큼 환매나 예탁금 인출 등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펀드 등에서 23, 24일 2조원 정도의 예탁금이 인출됐지만 이날 오전 기준으로는 인출 규모가 전날 오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자본시장연구원 주최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는 기업어음(CP) 불완전 판매보다 동양증권에서 안전하게 보관된 자산이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금융위원장은 "동양그룹의 금융 계열사는 분리가 상당히 잘 돼 있기 때문에 고객 자산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은 자본시장에서 '설'로 떠돌고 있는 동양증권 영업정지 가능성에서 대해 "전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이 그동안 발행을 추진해 왔던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철회했다.
금감원의 투자위험 요소 누락 등을 들어 증권신고서에 제동을 걸자 동양그룹이 이를 철회한 것이다.
동양그룹이 26일 회사채를 발행해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299억원의 회사채를 차환할 방침이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동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B'(부정적 검토)에서 'B+'(부정적 검토)로 낮췄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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