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면철거 방식 대신 저층주거지를 보전하면서 정비하는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첫 시범사례로 추진한 마포구 연남동 239-1번지 일대가 최근 새단장을 마치고 한결 깨끗해진 분위기다. 연남동 일대 전경
"서울시의 저층주거지 정비사업이 완료된 후 깨끗하고 쾌적한 주거지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집을 구하려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서울 마포구 연남동 인근 H 공인 관계자)
'박원순표 재개발'로 불리는 서울시의 저층주거지 정비사업은 전면 철거방식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아니라 도로를 새로 닦고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노후된 주거지를 정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달 처음 사업이 완료된 서울 연남동 지역 주민들은 만족도가 높고 상가 임대료에 이어 향후 집값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민 만족도 높고 '쾌적'
4일 사업지인 연남동 239의 1 일대(8만2900㎡)는 시야를 어지럽히던 전깃줄이 사라지고 골목 곳곳이 한결 깨끗해진 분위기였다. 단독주택 재건축 해제 지역인 연남동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시작, 주민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고 전선 등 지중화사업 및 가로환경개선, 폐쇄회로TV(CCTV) 등 보안.방범시설 설치, 그린파킹 주차장 설치 등이 완료됐다. 특히 연남동 주거환경관리사업은 계획수립 초기부터 관 주도 개발에서 벗어나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돼 지역 주민들이 적극 참여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주민 김모씨는 "요즘은 길거리에 쉽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해졌다"며 "환경이 많이 개선된 만큼 내집 주변 골목 청소에 다들 앞장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이 일대 상가임대 거래가 늘면서 상가 및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다. 인근 U공인 관계자는 "상가 임대 문의도 1주일 단위에서 하루 단위로 바뀌면서 계약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연남동 일대 상권도 점차 발전하면서 권리금이 많이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연남동 일대 다세대주택 1층을 개량해 지은 새 점포의 월 임대료(전용 99㎡)는 250만~300만원 수준이다. 임대보증금은 2500만~3000만원 선이다. 기존 상가의 경우 월 임대료가 45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연남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3년 전 처음 이곳에 터를 잡고 카페를 시작할 무렵만 해도 일반 주거지 느낌이 강했으나 이제는 카페며 각종 액세서리점 등 작은 가게가 곳곳에 들어서 상권이 발달하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주거지로 개선은 물론, 외부인이 증가하면서 가게 매출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 이어 집값 상승 기대
연남동 인근 S공인 관계자는 "합정 일대만 해도 집값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연남동의 경우 오르지는 않지만 제자리룰 유지하고 있다"며 "경의선 복철 구간에 공원 길이 조성될 계획이어서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현재 22개 구역에 대해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 가운데 7개 구역에서 올해 말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매년 신규 대상지를 15곳씩 지정하고 신규대상지 선정은 뉴타운 등 해제(예정)지역을 우선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물리적인 환경개선뿐 아니라 마을공동체 회복을 통한 사회·문화·경제적 재생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고민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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