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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된 서울 대치동 구마을

[현장르포]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된 서울 대치동 구마을
최근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1, 2, 3단지 일대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는 분위기다. 서울 은마아파트 및 대치쌍용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에 관심을 갖던 투자자들도 점차 구마을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 구마을에 정비구역 지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구마을 일대가 주택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3.3㎡당 평균 시세가 300만~500만원가량 올랐습니다. 더욱이 강남 재건축 바람이 구마을까지 넓어져 인근 재건축 단지에 관심을 갖던 투자자들이 문의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J 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일대가 최근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자 투자자들이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역 부동산 시세도 오름세여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대치동 구마을은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통과에 따라 1.2.3지구가 재건축되고 최고 15~18층 23개동 규모의 아파트가 신축돼 최고 18층 높이의 중소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주민들 환영, 시세도 상승세

17일 찾은 대치동 구마을 일대에는 낡고 노후된 다가구주택 사이로 정비구역 지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주민들도 정비구역 지정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민 박모씨는 "이사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집이 너무 낡아 개조를 하자니 재건축된다는 이야기에 고치지도 못하고 계속 살아왔다"면서 "서울시가 구역지정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씨 역시 "재건축이 가능해진 만큼 집도 넓어지고 집값 역시 오를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이곳의 매매호가도 상승세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치동 구마을 일대 3.3㎡당 평균 시세는 현재 2800만~3500만원 선이다. 정비구역 지정 이전보다 200만~500만원가량 올랐다는 설명이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한때 재건축사업 기대감으로 3.3㎡당 4500만원을 호가하던 주택이 재건축 허가 승인이 나기까지 수년이 흐르면서 2400만원까지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그러나 구역지정이 되자 근 한 달 만에 300만원가량 오른 2800만원으로 점차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강남 재건축 투자자도 '관심'

기존 강남재건축단지에 관심을 갖던 투자자들이 점차 구마을에도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확실히 투자문의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

E공인 관계자는 "대치동 인근 재건축단지 매물을 찾는 투자자들이 점차 인접한 구마을에도 관심을 갖고 문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M공인 관계자도 "대치쌍용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재건축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점차 강남 재건축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은 더 큰 상황"이라면서 "이제 갓 재건축 첫발을 내디딘 구마을에도 눈길이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사업의 전망에 부정적인 의견도 여전히 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개발 순항에 의문을 표했다. 주민 최모씨는 "시세가 한창 좋을 때 구마을로 이사 왔는데 그동안 재건축이 되는지 마는지 하면서 집 시세가 바닥까지 왔다"며 "재건축이 1, 2년 만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과연 집값이 예전만큼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A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진행 순항 여부가 이 지역 부동산 시세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순항될 경우 이 일대 부동산 시세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고민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