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정지에 '중국 초상'(12월 17일까지 제주현대미술관)
그의 그림 속 여주인공들은 모두 외사시(外斜視)다. 매혹적이지만 두 눈동자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어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 장샤오강, 쩡판즈 등과 함께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급부상한 펑정지에(45)의 '중국 초상'이다. 이른바 '펑정지에 핑크'로 불리는 짙은 분홍색과 암록색의 강렬한 보색 대비도 눈에 띈다.
중국 민화에서 차용한 이 두 색깔의 상호충돌이 강력한 자장(磁場)을 형성하면서 그의 그림은 더욱 강렬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작가는 "방향이 다른 두 눈동자는 중국 사회의 모순성을 대변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중국 사회가 발전하고 있지만 그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나. 그런 점을 작품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19일부터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중국 현대미술의 거장-펑정지에'전에는 그의 대표작인 '중국 초상' 외에도 배경 화면에 당시(唐詩)를 써넣은 신작과 입체, 설치작품 등 40여점이 나온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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