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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동양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中쑤저우공업원구

[현장르포] ‘동양의 실리콘밸리’ 꿈꾸는 中쑤저우공업원구
중국 상하이 인근 쑤저우공업원구의 야경. 설립된 지 20년째를 맞는 쑤저우공업원구는 쑤저우시 전체 면적의 3.4%에 불과하지만 상주인구의 국내총생산(GDP)이 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 기여도가 높다.

"쑤저우공업원구의 해외 기업에 대한 행정서비스 등이 훌륭하다. 여기가 정말 중국이 맞나 싶을 정도다." -현지 진출 한국 기업 관계자

"2년 만에 쑤저우를 찾았는데 과거와 비교하면 천지개벽이라 할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 놀라울 따름이다." -중국 현지 가이드

【 쑤저우(중국)=김호연 기자】 '동양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올해로 탄생 20년째를 맞는 중국 쑤저우공업원구와 쑤저우시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24일 기자가 찾은 쑤저우공업원구는 기존 '산업단지'의 높은 굴뚝과 뿌연 연기는 온데간데 없었고 잘 정비된 계획 도시를 보는 듯했다.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오피스 빌딩은 물론이고 각종 주거 시설과 문화 시설 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쑤저우공업원구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지향한다는 것이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란 점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쑤저우 도심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했다.

전체 규모는 288㎢로 쑤저우시 전체 면적(8488㎢)의 약 3.4%에 불과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상주인구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으로 3만5000달러를 기록했으며 전체 경제 규모도 쑤저우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경제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순옌예 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 부주임은 "중국 내 공업원구로는 두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현재 공업원구에 입주해 있는 외국 기업은 모두 4947개이고 중국 기업은 2만여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는 세계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86곳이 포함돼 있다. 지난 7월 기준으로 누적 합동 외자 규모만 450억달러가 넘는다.

쑤저우공업원구의 눈부신 성장과 경쟁력은 이곳을 '기업의 샹그릴라'로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가장 큰 원동력이다.

특히 공업원구 관리위원회 건물 2층에 위치한 '원스톱 서비스 센터'는 입주기업들이 최고로 꼽는다. 쑤저우시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이 공장 설립, 용지 심사, 환경, 회계, 노무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행정민원을 처리해 준다. 투자상담부터 용지 알선, 인력 확보, 수출입 통관 등 인허가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2주 정도면 충분하다.

긴급상황일 때는 공무원들이 직접 기업을 찾아 민원도 해결한다.

빠르고 간편한 물류 통관 절차도 장점이다. 입주기업들은 공업원구 내에 있는 세관을 통해 신속하게 통관절차를 밟을 수 있다. 입주기업이 푸둥공항을 이용해 화물을 들여올 경우 통상 공항에서 30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지만 공단에서 통관 절차를 밟게 되면 24시간 운영되는 통관 서비스를 통해 이르면 4시간, 늦어도 10시간 안에 화물을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의 인재확보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쑤저우시에는 대학교 6개, 독립과학기술연구기관 23개가 있으며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인재만 약 2만명에 이른다. 또 쑤저우시가 공업원구 내 10㎢ 크기로 조성한 대학원타운에는 중국과학기술대, 싱가포르국립대, 영국 리버풀대 등 18개 명문대 캠퍼스가 진출해 첨단산업과 관련된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재학생만 7만여명에 달한다.

또 기업들의 석박사급 고급 인력 채용을 돕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장려금을 알선하거나 주거보조비, 숙소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중국삼성 정기수 상무는 "첨단산업에 적합한 다양한 인프라와 혜택은 물론 인력 충원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원활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노력은 결과적으로 외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중국 투자란 열매로 결실을 맺고 있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886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 줄어든 107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fnkh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