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국내 튜닝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 인생을 한번 걸어보기로 했죠."
법조인의 길을 걷던 아승오토모티브그룹 차지원 대표(사진)가 자동차 튜닝업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던진 출사표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현지 로스쿨을 졸업한 차 대표는 국내 로펌에서 인턴 변호사로 연수받던 중 돌연 튜닝사업으로 발길을 돌렸다. 현직 변호사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튜닝산업에 뛰어든 것은 국내 튜닝 업계의 상황이 너무도 열악하다는 현실을 체험하면서부터다.
"제가 귀국해서 구매한 차는 BMW 5시리즈입니다. 튜닝을 하려고 업체들을 수소문했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어요. 그때부터 외국 서적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죠. 지식이 조금씩 쌓이면서 본업인 변호사보다는 자동차 튜닝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결국 차 대표는 국제 변호사의 길을 포기하고 2007년 기술자 1명과 함께 수입차에 카오디오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설치하는 초보 튜닝업체인 '애니유비(AnyUB)'를 설립했다.
수입차 판매량이 2000년대 중반부터 급성장했고 차 대표의 사업도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차 대표는 본격적인 튜닝사업에 부딪쳐보기로 했다. 해외 유명 튜닝브랜드의 국내 독점총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사업계획서를 보냈다. 처음에는 답장조차 받지 못했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기회를 노렸다.
수년간 이어진 차 대표의 노력은 결실을 봤다. 세계적인 튜닝 전문 업체들로부터 국내 독점총판권을 얻는 데 잇따라 성공한 것이다.
그 사이 애니유비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차 대표는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아내에게 애니유비를 맡기고 본인은 지난 6월 아승오토모티브그룹을 설립했다.
현재 아승오토모티브그룹은 △전 세계 튜닝부문 1위 아우디 전문 브랜드 '압트(ABT)' △업계 2위 벤츠전문 튜닝브랜드 '브라부스(BRABUS)' △포르셰의 '테크아트(TECHART)' △BMW의 'AC-슈니처' 등의 국내 독점총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초반 출발도 좋다. 매달 매출이 전달에 비해 2배 이상 늘고 있다.
차 대표는 "튜닝산업에 뛰어들면서 다짐한 것이 국내 튜닝산업의 개척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라며 "정직하게 열심히 뛰다보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전국에 튜닝전시장을 세우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튜닝자동차 대상 국제레이스의 국내 유치도 준비 중이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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