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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쏟아지는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나부코’ ‘리골레토’

늦가을 쏟아지는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나부코’ ‘리골레토’
▲ 라벨라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

늦가을 베르디 오페라가 쏟아진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베르디 작품들이 마지막까지 불꽃을 태운다. 똑같이 탄생 200주년을 맞은 동갑내기 바그너의 오페라가 올해 단 한 편(국립오페라단 '파르지팔') 올려졌던 것과 실로 대조적이다. 달콤한 선율의 베르디 향유층은 역시 광범위하다는 의미도 된다.

복잡한 스토리로 국내선 자주 볼 수 없었던 '일 트로바토레'는 라벨라오페라단에 의해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어느 음유시인'을 뜻하는 제목의 이 작품은 귀족처녀 레오노라와 그를 연모하는 루나 백작, 그리고 레오노라의 연인 만리코의 아슬아슬한 삼각관계 위에 루나 백작·만리코의 출생 비밀이 얽혀 있다. 지휘·연출·출연진 모두 국내 인력으로 해결했다는 점이 오히려 눈에 띄는 대목. 박기천, 장유상, 이화영, 이윤아, 이아경 등이 출연한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3만∼25만원. (02)580-1300

두 달 사이 젊은 부인과 어린 두 자식을 모두 병으로 잃고 실의에 빠졌던 베르디를 다시 일으켜세웠던 '나부코'는 베르디의 첫 흥행 성공작. 기원전 600년께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와 그의 딸 아비가일레와의 갈등, 유대인의 고통과 자유를 향한 강렬한 의지 등을 다뤘다. 솔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이탈리아 모데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립극장 버전으로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잔도메니코 바카리 연출, 극장장 알도 시실로 지휘로 꾸며진다. 나부코 역은 파올로 코니, 아비가일레 역은 에바 골레미와 안젤라 니콜리가 맡는다. 반주는 프라임필하모닉. 5만∼28만원. 1544-9373

빅토르 위고 '환락의 왕'을 원작으로 한 '리골레토'는 공연 횟수로 보나 작품 명성으로 보나 베르디의 대표적인 흥행작에 속한다.
수지오페라단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 나폴리 산카를로극장에서 주로 작품을 올린 연출가 마리오 데 카를로의 손으로 지어진다. 그는 원작 텍스트의 원색적, 퇴폐적 코드를 살려 대담한 연출을 선보일 예정.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서 활약한 조지 가닛제(리골레토), 엘레나 모스크(질다), 스테판 포프(만토바 공작) 등이 무대에 선다. 연주는 경기필이 맡는다. 3만∼25만원. (02)542-0350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