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세환
한국 남성 작가들이 만들어낸 여성 이미지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컨셉트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라흰 갤러리는 이동재, 노세환, 박선기 등 3명의 남성 작가가 작업한 회화, 사진, 조각 등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우먼(Woman)'전을 올해 말까지 연다.
픽셀 모자이크 작업으로 유명한 이동재 작가는 크리스털을 소재로 여배우들의 이미지를 만든 '아이콘(Icon)' 시리즈를 내놨다. 마릴린 먼로, 오드리 햅번 등 작품 속 여배우들의 이미지는 수천개의 크리스털을 캔버스에 일일이 붙여 작업한 것으로, 멀리서 보면 분명 한 인물의 형상이 드러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림의 최소단위를 이루고 있는 수정 알갱이가 픽셀처럼 보일 뿐이다.
실험적인 사진 작업을 펼치고 있는 노세환 작가는 여성들의 로망으로 상징되는 하이힐을 소재로 한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빨간색 하이힐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화려함 속에 감춰져 있는 여성성이라는 욕망의 극치를 제대로 포착했다는 평가다.
또 숯을 매다는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박선기 작가는 투명한 아크릴을 점점이 매단 신작을 출품했다. '아스라한 여성의 꿈'을 테마로 몽롱한 화려함을 보여주는 이번 설치 작품은 '라흰'이라는 특별한 공간과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전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켜주고 있다. (02)534-2033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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