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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부산,젊은 울산,뛰는 경남] 부산 문현금융단지,12개 금융기관 이주 ‘동북아 금융허브’ 도약

[힘찬 부산,젊은 울산,뛰는 경남] 부산 문현금융단지,12개 금융기관 이주 ‘동북아 금융허브’ 도약
오른쪽 사진은 문현금융단지의 랜드마크 BIFC. BIFC 옥탑에서 바라본 부산항 전경. 날씨가 좋을 때는 사진 왼쪽으로 대마도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 부산=오승범 기자】 부산지하철1호선 범내골역 4번출구에서 동천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스카이라인 위로 우뚝 솟은 초고층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상 63층, 높이 289m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로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 40m나 더 높은 부산 남구지역의 대표적인 마천루다. 단일 업무용도로는 국내 최고 높이인 BIFC 위용에 가던 길을 멈춰선 채 바라보는 사람들이 군데군데 눈에 띌 정도다. BIFC가 세워진 곳은 한국거래소 등 12개 기관이 내년까지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되는 부산의 '문현금융단지(문현혁신도시)'로 지난 2009년 정부가 국내에 동북아 금융허브를 육성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와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한 곳이다. 부산 남구 문현동 772-1 일원으로 전체 부지면적(10만2351㎡)이 여의도 공원(22만9539㎡)의 절반에 달한다.

■군부대부지가 금융중심지로 탈바꿈

지난달 문현금융단지 방문 당시 BIFC는 외벽(커튼월) 공사 마무리 단계로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고, 바로 옆에는 '부산은행' 신사옥(23층)이 골조공사를 끝내고 유리와 창호 등 외벽공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기술보증기금' 본사(15층)와 '한국은행 부산본부' 신축건물(4층)이 각각 2011년 5월, 올해 7월에 이미 입주를 마무리해 업무를 보는 직원들로 활기가 넘쳤다.

현장 관계자들은 내년까지 BIFC에 이전 기관들이 모두 입주하면 문현금융단지는 명실상부 '해양·파생금융상품 분야의 동북아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대한주택보증, 한국남부발전, 한국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등 6개 기관과 한국거래소, 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 신용보증기금이 모두 BIFC에서 한 지붕 아래 살림을 차리게 되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 이모씨도 "1990년대만 해도 군부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국내 굴지의 금융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부산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산시청에 따르면 문현금융단지는 3단계로 나눠 개발되는 통합개발용지를 주축으로 인근에 문화공원 두곳과 부산도시공사 분양예정인 일반용지, 개별 개발되는 부산은행, 기술보증기금, 한국은행 부산본부 등 3개의 독립건물로 구성된다. BIFC는 1단계 통합개발용지에 들어서 있고, 2·3단계 부지는 각각 사업자 선정과정을 앞둬 비어 있는 상태다.

■BIFC 옥탑 오르면 시내 한눈에

지난 2010년 5월 착공한 문현금융단지의 랜드마크인 BIFC는 2014년 6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 80%를 넘어섰다. 건물 외벽에 임시 가설된 공사용 승강기를 타고 옥탑까지 안전하게 올라갈 수 있을 만큼 공사는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고공 300m에 이르는 옥탑에 오르면 가장 먼저 강한 바람이 맞이하지만 문현금융단지와 서면 등 부산시내는 물론 남쪽으로는 부산항, 서쪽으로는 수영만이 파노라마처럼 발 아래에 펼쳐져 절로 탄성이 나온다. 맑은 날에는 일본의 대마도까지 보인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건물이 높은 만큼 고난도 공사여서 다양한 첨단공법이 적용됐다. 바람이 초속 70m 이상으로 불 때는 건물이 좌우로 최고 50㎝가량 움직여 고층부 사람들이 흔들림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28~29층, 48~49층 등 총 4개 층에 아웃리거를 적용했다. 아웃리거는 분리돼 있는 기둥을 단단하게 하나로 일체화시킨 것으로 충돌이나 화재 등으로 다른 기둥들이 소실됐을 때 하중을 분산시켜 연쇄 붕괴를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고층부까지 연결되는 승강기 6대는 속도가 분당 540m로 63층까지 빠르면 30초 내에 도착할 수 있다. 국내 최고 속도의 승강기로 GS강남타워, 리모델링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이어 세 번째다.

BIFC에는 업무시설뿐 아니라 전시관,식당, 뷰티, 박물관, 베이커리 등 상업 문화시설과 통합의료, 비즈니스호텔, 컨벤션센터, 특화금융 전문교육기관 등 업무지원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다양한 금융기관과 최첨단 업무시설은 물론 의료, 행정, 숙박, 문화 쇼핑시설까지 갖춰 하루 4만여명이 활동하는 금융복합단지의 핵심이 되고 있다. BIFC 입주 기업들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3년간 100% 감면되고, 부산시와 금융감독원 등이 연계된 원스톱 행정지원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 12조7000억원

시는 내년까지 문현금융단지 조성과 입주가 마무리되면 부산지역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가 12조7000억원에 이르고, 고용효과는 직·간접적으로 약 14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과 금융산업 발달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재정수입이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창출로 지역민들의 소득이 증가하고, 관련 산업체의 생산량도 늘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 마스터플랜'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금융중심지 조성으로 금융산업이 발달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 기준으로 약 1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문현금융단지 조성으로 유발되는 고용자 수는 직접적인 고용창출효과 9만5000명과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에 따른 간접적인 고용창출효과 4만3000명을 합쳐 총 13만8000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winwi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