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주민 극렬 반대, 정부 행복주택 5개 지구 일괄 지정 보류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나서 행복주택 건설에 대한 주민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서울 오류 및 목동 등 지자체와 주민들 거센 반발에 행복주택 사업이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국토부는 당초 5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를 열고 목동·안산 고잔·송파·잠실·공릉 등 5개 시범지구에 대해 지구지정을 할 예정이었으나 지자체 및 지역 주민 등과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위해 중도위 심의 일정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서울 오류와 목동 지역주민들은 행복주택 사업 취소를 위한 주민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반대서명 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행복주택, 장관도 나섰으나..

국토부는 행복주택 건설과 관련해 최근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면담 등 요청에 따라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5일로 예정됐던 중도위를 보류한다고 4일 밝혔다. 국토부는 그 동안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시·구의회, NGO 등과의 설명회와 면담 등을 통해 행복주택 개발컨셉 변경과 각종 주민 편익시설 반영 등 주민 등의 요구를 수렴했지만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지역주민, 지자체의 면담 등 요청에 따라 추가적인 의견수렴을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서승환 장관은 이날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고 있는 목동 행복주택 현장을 찾아 주민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거셌다. 서 장관은 이날 신정호 목동 행복주택 반대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만나 행복주택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지역 주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그는 "목동 같은 도심에 행복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 서민들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교통 혼잡영향 등 지역주민의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이미 시범지구 지정이 확정된 지역은 물론, 5일 중도위 심의에서 일괄 지구지정이 예정돼 있던 지역에서도 행복주택 건립에 대한 반대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 오류와 목동 등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이미 지정이 된 자치구의 주민들은 정부가 행복주택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고 있는데다 일방적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며 반발하고 있고 있는 것.

■자치구·주민 반대 거세 국토부 5개 지구 지정 연기

서울 구로구는 앞서 지난 5월 정부가 오류역을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인 6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당시 주민들은 임대주택 공급과잉으로 인한 임대가격 하락, 지역이미지 저해, 교통체증 가중, 경인선 지하화 사업에 대한 지장 우려 등의 이유로 행복주택 건설을 반대한 바 있다.

구로구는 지난달 30일 오류동 오류초등학교 강당에서 행복주택 사업계획에 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인공대지 조성에 따른 건축비 부담 증가, 철도 유휴부지 사용에 대한 토지사용료 부담 등의 이유로 당초 사업계획안을 축소하게 된 정부의 계획을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와 관련, 구로구 관계자는 "공사비를 무리하게 줄이려다 보니 철도 위에 설치하려던 인공데크를 당초 2만7788㎡에서 9163㎡로 대폭 축소하게 됐다"며 "데크 위에 짓기로 했던 보육시설과 도서관, 경로당, 피트니스 센터 등의 주민 편의시설도 대부분 아파트 단지 안으로 흡수돼 애초 약속과는 달리 인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인공데크를 통해 철길을 중심으로 단절됐던 지역을 연결·통합하겠다던 당초의 취지도 사라지게 됐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오류동 행복주택 사업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다시 한번 국토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원구도 공릉동이 행복주택 시범지구에 포함될 경우 자치구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원구는 "공공 임대아파트가 2만4374가구로, 서울시 전체 16%를 차지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임대 아파트가 위치해 있다"며 "이 때문에 공릉지구를 행복주택 시범지구로 지정하는 것은 자치구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 노원구의회도 행복주택 지구지정과 관련한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pio@fnnews.com 박인옥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