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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보게 경기일정 변경하자” 더프너, 우즈에 제안..면박

'더프너링.'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 우승자인 제이슨 더프너(미국)의 표정을 일컫는 말이다. 올해 초 참여했던 한 행사에에서 어린이들은 교사 쪽을 응시하며 수업에 열심인 반면 거기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는 표정과 자세를 취하고 있는 그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 왔다. 이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루크 도널드(영국) 등 여러 동료 선수들이 따라하면서 더프너는 순식간에 인터넷 스타가 되었다. 플레이 도중 넋이 나간 표정과 자세, 특이한 왜글도 더프너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런 더프너가 이번에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상대로 더프너링을 했다. 더프너는 우즈에게 그가 주최하는 대회 방식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더프너가 일정 변경을 요청한 주된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미식축구팀 경기 관전이었다.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폭스스포츠에 따르면 오번대학 미식축구팀 팬인 더프너는 8일 열릴 오번대와 미주리대 간 사우스이스턴 콘퍼런스(SEC) 결승전을 보고 싶다는 내용의 트위터를 우즈에게 보냈다.

더프너는 6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7027야드)에서 우즈 주최로 열리는 노스웨스턴 뮤추얼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 출전하기로 돼 있다. 우즈를 비롯한 총 18명의 스타 플레이어만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컷이 없는 관계로 더프너는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골프 코스에서 대회를 치러야만 한다. 고심 끝에 더프너는 트위터에 "SEC 결승전을 볼 수 있도록 6일과 7일에 걸쳐 하루에 36홀씩 치르는 것으로 대회 방식을 바꿔주길 청원한다"고 남겼다.

하지만 더프너의 청을 받은 우즈의 입장은 단호했다.
우즈는 트위터에다 "청원을 거절한다"는 답을 짤막하게 남겼다. 물론 장난 삼아 꺼낸 요청이었지만 골프팬들은 이들의 트윗을 수천 번 리트윗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더프너와 우즈의 트윗을 지켜보던 PGA투어 동료 선수인 팻 페레스(미국)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볼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나처럼 시즌 중에 성적이 좋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따끔한 충고(?)를 더프너에게 건네기도 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