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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투어에 몰아친 ‘메이드 인 코리아’ 골프공 열풍

유럽투어에 몰아친 ‘메이드 인 코리아’ 골프공 열풍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국산볼 볼빅은 2부 투어인 시메트라투어 후원 협약을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다양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볼빅 문경안 회장(왼쪽)이 마이크 완 LPGA투어 커미셔너와 업무협약 조인식을 마친 뒤 협약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산 골프볼 볼빅이 후원하는 선수들이 2주 연속 유럽여자프로골프(LET)투어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주 인도 뉴델리에서 열렸던 히어로 여자 인디언 오픈에서 볼빅의 후원을 받고 있는 티다파 스나완나푸리(태국)가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표적 패셔니스타인 포나농 파트룸(태국)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파트룸은 지난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에미레이트 골프장(파72·6425야드)에서 끝난 LET투어 오메가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총상금 50만유로·약 7억2251만원) 마지막 2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파트룸의 희생양이 다름아닌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여서 우승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압권은 우승에 결정적 쐐기를 박은 마지막 18번홀(파5) 세 번째샷이었다. 17번홀(파4)에서 200야드를 남긴 지점서 날린 두 번째샷을 핀 4.5m 지점에 붙여 버디를 잡아 동타를 이룬 파트룸은 마지막홀에서 핀까지 130야드를 남기고 회심의 세 번째샷을 날렸다. 클럽을 떠난 볼은 핀하이로 날아가 그린에 떨어진 뒤 백스핀을 먹고 핀 5㎝ 지점에 멈췄다. 가볍게 탭인 버디를 성공시킨 파트룸은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루이스에 1타차 역전승을 거두었다.

파트룸은 작년 12월 LET투어 히어로 여자 인디언 오픈에서 정상을 차지해 최초로 국산볼을 사용해 해외투어서 우승한 선수로 이름을 남긴 바 있다.

파트룸은 "대회 첫날이 생일이었는데 우승하게 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과 시즌 최종전 CME 타이틀 홀더스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우승을 놓쳤던 아쉬움을 이번 대회 역전승으로 달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진한 핑크색 볼만을 고집하는 파트룸은 "올해 여러 차례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핑크색 컬러볼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볼빅의 후원을 받고나서 성적이 부쩍 좋아진 것을 감안했을 때 볼빅은 내게 큰 행운을 가져다 준 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파트룸은 글로벌 브랜드를 추구하는 볼빅이 후원을 시작한 첫 외국인 선수다. 볼빅과 후원 계약을 맺기 전인 2011년에는 LPGA투어 상금 순위 57위, 그리고 2012년에는 55위였다. 하지만 볼빅의 후원을 받은 올해는 '톱10' 일곱차례 입상 등 상금 랭킹 23위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파트룸은 태국 내에서 '태국의 박세리'로 불리며 골프 한류(韓流)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볼빅은 2주 연속 LET투어 외에도 지난 5월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이일희(25·볼빅)가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파트룸과 이일희는 핑크 컬러볼, 스나완나푸리는 올 신제품 화이트 컬러로 각각 정상을 차지해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볼빅은 해외 마케팅 차원에서 파트룸과 스나완나푸리 외에 LPGA투어 소속의 린지 라이트(호주), 그리고 LPGA 2부투어 시메트라투어에서 상금랭킹 '톱10'에 랭크된 '기대주' 빅토리아 엘리자베스(미국), 호주투어와 코리안투어를 오가며 활약 중인 앤드루 추딘(호주), 그리고 중국프로골프투어의 우강춘(32) 등과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한편 파트룸의 우승 소식을 접한 볼빅 문경안 회장은 "파트룸은 내가 직접 볼빅 컬러볼을 써보지 않겠냐고 제안할 정도로 패션에도 감각이 있고 실력도 뛰어난 선수다. 이번 대회까지 2주 연속 우승을 보면서 볼빅이 명실상부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음을 느낀다"며 "태국을 위시해 동남아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무대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른바 '파트룸 효과'로 볼빅은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골프용품 한류의 주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