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 한강변 아파트인 청담삼익이 재건축 소식으로 한달새 매매호가가 3000만~5000만원 이상 오르는 등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청담삼익아파트에 도시계획 심의 통과를 자축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걸려오는 전화가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였지만 요즘 강남 재건축시장이 활성화되는 분위기여서 덩달아 청담 삼익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최근 성사된 매매거래가 3~4개월 전 대비 2배 이상인 것 같습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H공인 관계자)
"강남 재건축시장은 이제 웬만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를대로 오른 인근 지역 재건축 단지에 비해 청담 삼익은 막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래서 장기 투자 목적으로 선점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매매호가가 5000만원 이상 올랐습니다" (청담동 S공인 관계자)
가락시영, 잠실주공 등을 중심으로 강남 재건축시장이 활발해지자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청담동 청담삼익이 강남 재건축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인근 학군 수요로 인해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이뤄졌던 지난 수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청담삼익 아파트는 지하3층~최고 35층(한강변 15층) 9개동 1296가구(임대 155가구)로 재건축된다. 또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중 처음으로 단지 내 임대와 분양을 함께 하는 소셜믹스(Social Mix) 형태가 접목된다.
■중개업소 "재건축 시동 걸었다"
14일 찾은 청담동 일대 부동산 시장은 모처럼 걸려오는 매물 문의 전화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특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청담삼익 재건축안이 통과된 이후 근 한달 동안 일대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돈다는 설명.
청담동 G공인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조합설립 인가 이후 재건축 사업 소식이 거의 10년 넘게 없어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것과 마찮가지였다"며 "지금은 시작단계인데도 강남 재건축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다보니 이 일대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C공인 관계자도 "그동안 워낙 거래 움직임이 없었던터라 지금은 재건축 분위기에 불이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매수 문의를 해오는 사람도 많고 특히 시장에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걷어들이는가 하면 일부 집주인은 매매가를 계속 높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청담삼익 전용면적 104㎡는 서울시 발표 직후 매매호가가 3000만원 정도 오른 데 이어 현재 10억2000만~10억300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이 다수다. 더러 1~3층 등 저층 및 급매물을 중심으로 9억4000만~9억6000만원선의 저가도 있지만 이마저 빠르게 소진된다는 게 일대 중계업소들의 전언. 139㎡는 13억8000만~14억원에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지난 한달간 104㎡와 마찬가지로 3000만~5000만원 정도 올랐다.
S공인 관계자는 "향후 이주까지 3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실거주를 겸해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려는 사람이 많다"면서 "2주 전까지는 매매호가가 올라도 눈치 보느라 거래가 뜸했지만 지금은 급매물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 "소셜믹스 글쎄..."
이같은 시장 분위기에도 일부 실소유주들은 '소셜믹스' 형태로 재건축 될 단지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50대 주부 황모씨는 "집을 매입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재건축 사업이 재추진된다고 해 좋았다"며 "한강 조망에, 교통도 편리하고 학군 수요도 상당하지만 임대와 분양이 한 단지에 있으면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C공인 관계자는 "전체 재건축 물량 중 10~15% 정도가 임대 물건인데 당초 49㎡만 임대주택 구성 계획과 다른 임대주택 면적 확대에 주민 반발이 꽤 많은 편"이라며 "아직 소셜믹스 구조의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향후 정비사업 계획 수립 때 주민들 동의를 쉽게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