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신뢰도가 심각한 경제위기로 인해 신뢰도 저하를 겪은 이탈리아, 스페인 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들은 우리나라 기업의 신뢰도 하락의 주요 이유로 '탈세'와 '비윤리적인 관행' '위기 시 책임 회피' 등을 꼽았다.
글로벌 홍보대행(PR)회사 에델만 코리아는 한국PR학회와 함께 지난 6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가진 '한국 사회의 신뢰성 제고'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2014년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기업에 대한 신뢰도와 전 세계 평균적 기업의 신뢰도가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기업의 신뢰도 수준은 39% 정도로 각국 평균 58%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또한 지난해보다 8% 상승했기 때문에 그나마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갑을 논쟁 및 상생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이에 대한 기업의 자정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의 유형별 신뢰도 평가의 경우 전 세계 평균적으로는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에 비해 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 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상장기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품질 제품 또는 서비스 제공, 혁신성, 고객 요구에 즉각적인 대응 등에서 상장 기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기업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제품 및 서비스 품질 보장 (90%)'을 꼽았으며, '고객 정보 보호 (88%)'가 그 뒤를 이었다. 기업 신뢰도 저하의 주요 요인으로 '탈세 (87%)'와 '비윤리적인 비즈니스 관행 (86%)' '위기 시 책임 회피 (86%)' 등을 꼽았다.
세계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에 대한 신뢰도 종합 점수는 47%에서 51%로 상승, 불신의 범주에서 벗어나 전 세계 27개 조사대상국 중 중립국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이보다 높은 54%를 기록했다. 이는 심각한 경제 위기와 신뢰도 저하를 겪은 이탈리아(55%) 및 스페인(53%)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기업이 경쟁하는 독일, 일본보다 뒤처진 신뢰 수준으로, 국내 기업들의 국적이 세계 시장에서 기업 활동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에델만 코리아의 장성빈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 한국 기업에 신뢰 강화가 기업의 명성뿐 아니라 실질적인 기업 운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정보원으로서 전통 미디어(60%)의 신뢰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온라인 검색(60%)의 영향력 또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검색은 일반 정보와 뉴스 속보의 첫 정보원으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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