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한때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 광풍을 일으켰던 '버블세븐'(강남3구, 목동, 분당, 평촌, 용인)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일제히 80%를 넘어섰다. 지난 2011년 2월 이후 35개월 만에 처음이다.
■평촌 91% '최고'…용인도 약진
10일 부동산태인이 지난달 경매가 진행된 버블세븐 아파트 338건(신건 및 진행건 모두 포함)을 분석한 결과, 이들 7개 지역의 1월 평균 낙찰가율이 2011년 2월(84.66%) 이후 가장 높은 84.41%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3.91%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무려 1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버블세븐 7개 지역 중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평촌으로 91.01%를 기록했다. 이 지역 낙찰가율이 90%를 넘은 것은 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평촌 다음으로 낙찰가율이 높은 곳은 '미분양 아파트의 무덤'으로 불리던 용인이었다. 지난달 평균 낙찰가율은 85.63%로 지난 2009년 9월 이후 최고치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지난 2011년 2월(85.44%) 이후 가장 높은 84.78%를 기록했다. 서초구가 85.95%인 것을 비롯해 송파구 85.67%, 강남구 84.17%인 것으로 집계됐다.
분당과 목동지역 아파트도 나란히 80%대의 낙찰가율을 보였다. 분당이 81.40%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면서 목동(81.16%)을 근소하게 앞섰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두 지역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낙찰가율이 주춤한 양상을 보였음에도 80% 선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버블세븐 지역은 입찰경쟁률에서도 치열한 양상을 보인다. 지난달 버블세븐 아파트 경매 입찰경쟁률은 8.38대 1로 2009년 7월(8.44대 1) 이후 4년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평촌과 용인은 각각 11.3대 1, 10.6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 버블세븐 상승세를 주도했다.
■"'묻지마 버블' 여지 적을 듯"
부동산태인 정 팀장은 "버블세븐 지역은 부동산경기를 알려주는 레이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하락의 충격도 크지만 회복 속도 역시 다른 지역보다 빠르다"고 분석했다.
정 팀장은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도 낙찰가율이 80%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입찰자들 상당수가 보수적인 기준으로 입찰에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바닥가격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이전과 같이 '묻지마 버블'이 생길 여지는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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