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철강업계가 건설용 고성능 강재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수출 길도 점차 넓어지고 적용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관련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제품의 고급화에 나서는 한편, 수출도 확대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고성능 강재로 수출길 확대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은 건축구조용 H형강(SHN)을 수출하며 남미 플랜트 시장을 개척했다. 건축구조용 H형강(SHN)이 해외 굵직한 건축 및 플랜트 건설 사업 현장에 연이어 적용되며 건축용 강재 시장의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SHN이 콜롬비아 보고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국내 최초로 공급, 현장 적용을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번 현장 공급은 기존 미국강재규격(ASTM)의 철강재를 사용하던 남미 지역에서 우리나라 규격인 SHN강종을 사상 최초로 적용한 것으로 건축 구조용 H형강의 뛰어난 내진 안전성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사례다.
앞서 현대제철은 최저기온이 영하 40도에 이르는 장보고과학기지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극저온환경과 외부충격에 최적화된 건축구조용 H형강 약 1000t을 전량 공급하기도 했다.
장보고과학기지는 영하 40도의 극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건축자재 공급이 필수적이다. 일반 강재는 보통 온도에서는 충분한 힘을 발휘하지만 남극과 같이 낮은 온도에서 초속 65m 이상의 강풍으로 갑작스러운 외부충격이 가해지면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장보고과학기지에 적용한 고성능 H형강(SHN490, S355J2)은 극한의 온도와 외부충격을 견딜 수 있는 저온인성과 고내구성을 확보해 용접성까지 뛰어나 구조물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국내외 플랜트 구조물, 구조적 고성능 재료가 요구되는 초고층 건축물 등 건축구조용 형강으로 폭넓게 적용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남미시장 개척은 건설용 강재 분야에서 현대제철의 독보적인 제품 기술력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성과로 건축용 고성능 강재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는 한편 수입산 저가 부적합 철강재와의 차별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진철근 공급 본격화
동국제강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내진철근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내진철근은 지진 등의 충격을 흡수해 건물 전체의 갑작스러운 붕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일반철근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춘 고성능 철근제품이다.
동국제강은 부산 파크시티 아파트 건설에 공급하는 내진철근(SD400S, SD500S)의 출하를 시작으로 약 1200t 규모를 공급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이후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내진철근 공급을 시작으로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011년 내진철근의 국가표준화를 이끌어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국토해양부 콘크리트 구조설계기준에 내진용 철근 규격을 등재시킴에 따라 모든 상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 초고장력철근의 매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 초고층아파트나 초대형다리 등 초대형구조물들이 늘어나면서 기능성철강재의 수요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초고장력철근은 2011년부터 적극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총 8만5000t을 공급했다"면서 "2011년 이후 철강재의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분야로 지난해도 6만t 이상 공급했다"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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