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의 영상처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가 방송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방송사 관계자가 지난해 방송된 한 다큐멘터리를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 지난해 방송된 SBS 다큐멘터리 '최후의 권력'은 전 분량이 니콘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촬영됐다. 캅카스 산맥을 시작으로 오지 촬영에 나서며 기존 방송장비보다 가벼운 DSLR가 적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총연출을 맡은 PD는 "DSLR 카메라는 기존 촬영장비보다 가볍고 극한의 상황에서도 신뢰도 높은 촬영성능을 보여줘 촬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인해 카메라 업계는 침체된 시장을 견인하기 위해 지속적인 변신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영상 기능을 강화해 방송이나 영화촬영에도 손색이 없는 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한 방송 제작이 늘어나며 카메라 업계도 이에 대응해 영상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방송용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캐논이다. 캐논은 영상 촬영에 특화된 '시네마 EOS' 라인업을 내세우며 'EOS 1D C' 'EOS C500'등 4K 영상 촬영이 가능한 장비도 선보이고 있다. 또 사진용 렌즈와 별개로 영상 촬영용 '시네마 렌즈'를 개발했다. 니콘도 초고화질(풀HD) 영상을 최대 29분59초까지 촬영 가능한 'D4S'를 내놓으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캐논 관계자는 "DSLR에 탑재된 센서 기술이나 이미징 프로세서 등이 향상되며 방송용 ENG 카메라 못지않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됐다"며 "디지털 카메라 특유의 색감이 방송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에 적합해 많이 쓰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사진을 촬영해 이를 영상으로 만드는 '타임랩스' 기법도 방송가에서 각광받고 있다. 주로 뉴스에서 쓰이는 거리 스케치나 일출·일몰 장면 등에 이 기법이 주로 활용된다.
니콘 관계자는 "고화소 카메라로 타임랩스 기법을 활용해 8K 해상도까지도 구현할 수 있다"며 "최근 다큐멘터리 작가나 방송 PD들과 협업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영상에 특화된 DSLR 외에 미러리스나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에 4K 등의 영상 기술을 접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보급형 4K 시장에는 파나소닉이 가장 먼저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카메라&포토 이미징 쇼(CP+) 2014'에서 4K 해상도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루믹스 GH4를 공개했다. 파나소닉은 동영상에 특화된 'GH' 시리즈를 주력으로 방송·영화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소니도 방송 장비 시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하이엔드 시장에서 영상 기능을 특화했다. 지난해 말 출시된 RX10은 풀HD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본체와 더불어 마이크, 헤드폰 등 각종 액세서리로 승부를 걸고 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하이엔드 카메라에서도 방송 촬영을 지원하는 고품질 영상 촬영이 가능하게 됐다"며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전문가급 하이엔드 카메라로 영상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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