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드라마는 정말 재미있다. 어떤 채널로 돌려도 실망하지 않는다. 소비자인 시청자 입장에서는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도 시청률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있다. 드라마 제작사, 방송국, PD, 출연진이다. 특히 월·화, 수·목 드라마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상파 3사가 전력투구하고 있다. 시청률이 20%대 후반을 기록해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드라마가 있는 반면 10%대를 밑도는 드라마도 적지 않다. 조기 종영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한류(韓流)가 좀 뜸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가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열풍이 대단하단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무대도 점령했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할 만하다. '별그대'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지난 5일 전인대 분임토의장에서 극찬해 불을 댕겼다. 이후 정협 문화예술계 분임토론에서도 주요 이슈로 떠올라 중국 문화산업의 창조성과 혁신을 질타했다는 소식이다.
'별그대' 앓이는 국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촬영지마다 관광객이 몰려들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경남 통영 장사도는 주말에만 6000여명이 몰려 배편이 모자랄 지경. 서울 남산에 있는 N서울타워 레스토랑 '엔그릴'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예약 문의가 3배나 증가했다는 것. 전지현과 김수현이 키스신을 촬영한 경기도 가평의 쁘띠프랑스도 올해 예상 방문객 수를 60만명에서 90만명으로 늘렸다. 모두 '별그대'의 후광효과다.
남자 주인공 김수현은 중국에서 국빈 대접을 받고 있다. 한 위성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그를 모시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띄웠다. 1회 출연료만 5억원. 드라마 출연 이후 중국 내 인지도도 무척 높아졌단다. 특히 중국 여성들이 가슴앓이를 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상품성을 인정받았다고 할까.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한몫을 했다. 이처럼 문화콘텐츠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도 한다. 한국인에 의해, 한국적인 드라마를 만든 결과다. 창조경제가 달리 없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도 창조경제의 하나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연기력이 뛰어나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전지현의 눈빛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둘은 일곱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드라마 한 편으로 '한류'의 역사를 다시 쓴 셈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poongyeon@fnnews.com 오풍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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