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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현대건설, 카타르 루사일~도하 알 와디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현장르포] 현대건설, 카타르 루사일~도하 알 와디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
현대건설이 카타르 도하에서 왕복 16차로 도로를 건설하고 있는 루사일 고속도로 터널 현장. 입체교차로 터널 설치구간에서 굴착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굴착기들이 작게 보여 터널의 엄청난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 도하(카타르)=김관웅 기자】 현대건설이 2022년 월드컵을 대비해 대형 기반시설 공사가 한창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세계 도로건설 역사 상 유례없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로 명명된 프로젝트는 왕궁과 대사관, 고급 복합주거단지 등이 밀집된 대표적인 부촌 루사일 신도시와 도하의 신 중심인 알 와디 인터체인지를 잇는 총 연장 약 6㎞의 기존 6차로 도로 구간을 2016년 9월까지 왕복 16차로의 고속도로로 확장하는 공사다. 현대건설은 2012년 5월 카타르 공공사업청(PWA)으로부터 이 프로젝트를 12억2000만달러에 발주받았다.

■지하 케이블 이설하는 난공사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도로를 대체하는 임시도로를 건설해 교통량을 수용한 채 입체교차로 3개와 터널 7개, 교량 4개를 건설해야 하는 데다 지하에 매설돼 있는 고압전선 등 15종류에 달하는 지중물도 함께 이전 후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도로 상공에 엄청난 규모의 랜드마크 조형물, 고가도로, 교차로, 교량, 박스형 터널, 배수펌프장, 변전소 등 토목, 전기, 건축, 기계공사 등 다양한 공종의 시설물을 종합적으로 설치해야 해 유례없는 난공사로 꼽히고 있다.

현대건설 하영천 현장소장(상무)은 "이 프로젝트는 본 공사에 앞서 250㎞에 달하는 각종 지중물 이전과 우회도로 공사를 해야 하는데 협의해야 할 기관만 25개, 인허가만도 200여개를 받아야 하는 어려운 공사"라며 "더구나 이곳은 왕궁이나 세계 각국 대사관 등이 몰려있는 곳이어서 자칫 케이블 손상이나 잘못 이설할 경우 엄청난 민원에 시달릴 수 있어 한치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로상공에 들어설 조형물 압권

특히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향후 카타르를 상징하게 될 랜드마크 조형물 '아트 스케이프'를 설치하는 공정은 이 공사의 성패를 좌우할 백미로 꼽힌다. 아트 스케이프 조형물 설치작업은 높이 100m, 무게 500t에 달하는 철제아치를 세우고 그 밑에 케이블로 무게 3000t 규모의 비지트 센터를 매다는 것으로 비지트 센터에는 영화관과 전망대, 케이블카 승강장이 들어선다.

즉, 도로 상공 100m에 한번에 5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건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또 지하 30m 깊이에 설치되는 입체교차로는 이번 공사의 핵심이다. 입체교차로 맨 아랫부분 지하 3층 구간에는 경전철이 지나고 그 위 지하 2층에는 터널, 지하 1층에는 교차로를 빠져나가는 터널이, 그리고 지상 1층에는 간선도로가 지나는 형식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들어서는 7개 터널도 난공사로 꼽힌다. 해당 구간이 매립지여서 지하 3m만 파도 바닷물이 스며들기 때문에 터널공사 현장에서 케이블 이설과 배수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하 소장은 "케이블 이설 작업과 배수작업, 굴착된 암석 재가공 작업 등이 매우 복잡해 30여년간 해 온 공사 중 가장 어려운 공사로 손꼽을 정도"라며 "카타르 국왕이 '현대를 믿는다'며 직접 공사를 챙길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어 현대건설의 명예를 걸고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2000억달러 추가 발주

현재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도로, 지하철, 공항 등 기존 기반시설을 모두 개보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지난 1982년 도하 쉐라톤 호텔을 시작으로 카타르에서 총 11개 공사 중 50억달러가 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루사일 고속도로 공사현장을 비롯해 5개 현장에서 총 28억4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kwkim@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