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단독] 볼링공에도 멀쩡하다던 쌤소나이트 캐리어..알고보니 ‘1회용’?

#. 회사원 배모 씨는 최근 모처럼의 해외 여행을 위해 TV 홈쇼핑인 홈앤쇼핑에서 여행용 가방으로 유명한 쌤소나이트의 사이드 브랜드인 아메리칸투어리스트 캐리어를 구입했다. 그러나 캐리어는 광고와 달리 여행을 떠나기도 전 리무진 버스 짐칸에서 파손돼 배씨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이고 여행을 마쳤지만 캐리어 때문에 자칫 여행의 기분을 망칠 뻔했다.

[단독] 볼링공에도 멀쩡하다던 쌤소나이트 캐리어..알고보니 ‘1회용’?
구입 후 첫 사용에서 파손됐지만 업체로부터 AS가 거부된 배모 씨의 아메리칸투어리스트 캐리어의 파손된 모습

최근 들어 배씨의 사례처럼 여행을 떠나기 전이나 한 두 번 정도 사용한 캐리어의 측면이 자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깨지거나 파손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TV 홈쇼핑 판매 방송에서는 볼링볼 등 무거운 물건을 떨어뜨리는 충격을 가해도 가방이 깨지지 않는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캐리어가 깨지거나 측면이 파손된 경우에는 AS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씨는 이후 여행에서 돌아와 곧바로 해당 업체를 통해 AS를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바퀴나 지퍼는 AS가 가능하지만 가방 측면의 경우에는 유상 AS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배씨가 광고에 대해 항의하자 "볼링볼을 떨어뜨린 곳은 측면이 아닌 전면이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쌤소나이트의 AS규정에 따르면 소비자의 부주의로 인한 파손은 보상이나 환불이 불가하다. 그러나 대부분 캐리어가 버스 짐칸이나 화물칸 등에서 파손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부주의로만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항공사 측으로부터 보상을 받기가 더 어려워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단독] 볼링공에도 멀쩡하다던 쌤소나이트 캐리어..알고보니 ‘1회용’?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해당 상품 관련 사이트에는 아메리칸투어리스트 캐리어 파손과 관련 소비자들의 불만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홈쇼핑에서는 던지고 두드리고 하더니 여행 두 번 만에 케이스가 깨졌다"면서 "AS를 하려고 하자 업체 측은 AS가 불가하다며 항공사의 책임으로 미뤘고, 항공사 측은 또 저가항공사라 보상이 불가능 하다라는 말만 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화물칸에서 어떤 충격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파손이라 AS를 신청하려 해도 깨진 부분에 대해서는 AS가 불가능 했다"고 전했다.

또 "여행 중 가방 손잡이 옆의 하드케이스가 깨져서 AS맡겼더니 하드케이스라서 AS가 안 된다는 대답만 들었다"면서 "견고하고 튼튼하다는 평도 거짓말이고 1년 사용한 것도 아니고 겨우 한 달 만에 폐기 처분해야 한다니 속상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측은 "버스 짐칸이나 화물칸 등에서 부딪힐 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어 가방이 파손 될 수 있다"며 측면 파손이 더 많은 이유에 대해서는 "전면은 면적이 넓기 때문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부딪혀도 탄성이 생기지만 측면은 면적이 좁아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퀴나 손잡이 같은 부분들은 부속품으로 제품을 수급해 교체가 가능하지만 가방의 쉘(바디)은 새로운 제품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찢어지거나 깨지면 교체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홈쇼핑 영상에 대해서는 "홈쇼핑에서 나오는 볼링볼 장면 등은 실제로 실험을 해 촬영한 영상이 맞다"면서 "다만 영상 속에서 충격이 가해지는 것은 일반적인 속도보다 느리고, 강도도 완전히 센 것이 아니었다. 가방의 내구성을 강조해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업체 측은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가방이 파손되는 것과 관련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부주의가 아닌 파손사고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적합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kjy1184@fnnews.com 김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