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장기간 경기침체 등으로 아파트 공급을 중단한 지역에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회복 심리가 확산되자 아파트 용지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용지 경쟁률이 120대 1의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 좋을 때 팔자"
17일 건설 및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아파트 분양시장 청약자는 10만여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9796명의 3.6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지난 분기 전국의 아파트 물량은 53개 단지 2만4609가구(일반분양 기준)로, 이 중 광역시 물량은 절반에 가까운 1만2063가구로 집계됐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이 예년에 비해 호조세를 이어가자 일부 건설사는 택지를 확보하고도 경기 침체로 수년간 분양을 미뤘던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 등 잰걸음 분양에 나서고 있다.
SK건설의 경우 6년 만에 부산에서 아파트 분양을 재개했다. SK건설은 지난 11일 '구서 SK VIEW'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등 부산에서만 3개 아파트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주말로 이어지는 3일 동안 '구서 SK VIEW' 견본주택에는 1만6000여명이 방문해 부동산 경기 회복을 실감케 했다.
충남 당진에서도 5년여 만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 현대제철이 위치한 이 지역은 지난 2005년 이후부터 주택값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신규 분양물량은 없었던 곳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5월 이 지역에 '당진 힐스테이트'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송악도시개발구역에 지어지는 3000여 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구성된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서도 3년여 만에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 호반건설은 이달 말께 '시흥 배곧 호반베르디움 2차' 분양에 나선다. 배곧신도시의 경우 2만1000여 가구의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이 밖에 서울 노원구 월계동과 양천구 신정동에서도 각각 8년과 6년 만에 아파트가 공급된다. SK건설은 이달 중순 '꿈의 숲 SK VIEW'를, 현대건설도 같은 시기 '목동 힐스테이트'를 분양한다.
■용지 확보전 '후끈'
한편 아파트 분양시장 회복심리에 따라 건설사들의 아파트 용지확보가 적극적이다.
지난달 17일에는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 공동주택용지 1필지(C-1 블록·5만7544㎡·1254억원)에 무려 120개 업체가 몰려 1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같은 달 7일에는 서울대 시흥캠퍼스 호재가 있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 배곧신도시 공동주택용지 2필지도 26대 1, 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GS건설 역시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중대형 부지 A1블록과 A21블록을 각각 1171억원, 2463억원에 사들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물량을 쏟아내거나 한동안 물량이 없던 지역에서 아파트가 공급되는 것은 시장상황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최근 경쟁적으로 아파트 용지가 팔리고 있는 만큼 향후 분양가 상승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