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 골프장 남코스에서 열린 KPGA코리안투어 동부화재프로미오픈 2라운드서 단독 선두에 오른 김대섭이 4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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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강원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유난히 특정 골프장에만 가면 성적이 좋은 선수가 있다.
예를 들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토리 파인즈 골프장과 같은 관계다. 우즈는 이 골프장서 열린 대회서 통산 8승이나 거두었다. 그야말로 토리 파인즈는 우즈의 '텃밭'인 셈이다. 우즈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투어에서도 골프장과 선수가 좋은 인연을 맺는 경우가 있다. 김대섭과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골프장 남코스가 그렇다.
통산 10승(아마추어 2승 포함)을 거두고 있는 김대섭에게 있어 웰리힐리 골프장은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다. 그 이유는 이렇다. 2002년에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대섭은 2005년까지 3승을 거두며 기대주로서 이름값을 했다. 하지만 그 이듬해인 2006년부터 2007년까지 2년여에 걸쳐 기나긴 슬럼프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일 정도로 온갖 처방을 다해보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팬들의 기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가던 그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2008년이었다. 웰리힐리골프장(구 성우오스타CC)에서 열린 한중투어 KEB인비테이셔널 2차 대회서 후배 김대현(27·캘러웨이)과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우승을 확정지은 퍼트를 성공시킨 뒤 그린에 쓰러져 엉엉 통곡하던 김대섭의 모습은 아직도 골프팬들의 기억속에 생생하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 뒤인 2012년 같은 코스에서 열렸던 동부화재프로미오픈에서 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것도 2010년 11월에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해 2012년 8월에 군복무를 마친 뒤 3주 뒤인 9월에 열린 대회서 우승하므로써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좋아하는 코스여서 가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런 그가 이 코스에서 세 번째 우승의 기회를 잡았다. 18일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14시즌 개막전 동부화재프로미오픈(총상금 4억원) 이튿날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중간 합계 5언더파 139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것. 그는 "전략적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이 코스와 궁합이 맞는 것 같다"며 "특히 그린에서의 플레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정교한 아이언 샷과 쇼트게임이 요구된다. 아마도 그런 점에서 나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루키' 박일환(22·JDX멀티스포츠)이 5언더파를 몰아쳐 '무명' 이성호(27)와 함께 공동 2위(중간 합계 3언더파 141타)에 랭크됐다. 1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문경준(32)은 이날 3타를 잃고 김대섭이 가장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지목한 석종율(45·캘러웨이), 이동민(29) 등과 함께 공동 4위(중간 합계 2언더파 142타)로 순위가 내려 앉았다. 스크린골프 최강자 김민수(24·볼빅)는 공격적 플레이를 앞세워 5타를 줄여 공동 15위(중간 합계 이븐파 144타)로 순위를 끌어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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