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MLP펀드인 '한화에너지인프라MLP펀드'가 출시 80여일 만에 설정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MLP펀드가 초기에 안착하는 데는 이승우 한화자산운용 자산컨설팅 팀장(사진)의 힘이 컸다. 이 팀장은 마케팅 세일즈 부서에서 20여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을 누비며 MLP펀드를 알리고 있다. 현장의 생리를 잘 아는 이 팀장의 '뚝심 마케팅'이 효과를 보면서 첫 MLP펀드가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자산운용은 그동안 위험자산 이해도가 높은 증권사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했지만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은행 몇 곳과 협의하고 있다.
최근 한화자산운용 서울 여의도 63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이 팀장은 "MLP는 아직 생소해서 프라이빗뱅커(PB)들의 교육과 판매를 위해 부산·광주·대전 등 전국을 다니고 있다"면서 "이 덕분에 초기에는 지방에서 투자금이 들어왔고 지금은 서울 강남·광화문 등 주요 PB센터에서도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분산·대체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얼리어답터들이 MLP펀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굴리는 고액자산가들은 MLP펀드에 1억~2억원을 투자하는 등 10분의 1 수준을 이 펀드에 넣고 있다.
MLP펀드는 미국 에너지 생산이 증가하며 2016년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2013년 말 석유 일일 생산량 786만4000배럴에서 2017년 1000만배럴로 확대될 전망이다. 천연가스도 2013년 말 74.8bcf(10억입방피트)에서 2020년 114bcf로 확대되고 있다.
이 팀장은 "시황에 흔들릴 수도 있지만 에너지산업이 성장하면서 MLP시장이 2차 상승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MLP산업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통한 배당과 보통 10년씩 장기계약을 해서 이 펀드도 장기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MLP시장은 10년 이상 장기성과가 우수했으며 최근에는 상승폭이 낮아 밸류에이션 부담도 작다. 대표적인 MLP인덱스인 'AMZX인덱스'는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5.4%다. 이는 S&P500인덱스(7.7%), 리츠인덱스(8.9%), 유틸리티인덱스(9.8%)보다 높다.
하지만 최근인 2012년 1월 3일~2014년 4월 3일에는 MLP시장(AMZ 인덱스 기준)은 21.05% 상승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시장(47.90% 상승)보다 낮은 성과를 보여 상승 여력도 있다.
실제로 모간스탠리가 지난해 12월 미국 기관투자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과반수가 올해 MLP 수익률을 10~15%로 전망했다.
그는 펀드시장 침체기에 국내 회사가 미국 에너지사업에 투자하는 MLP펀드로 성과를 낸 것은 국가적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고도 했다.
이 팀장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해외 대체상품을 개발해 국내에 새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뿌듯하다"면서 "MLP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서 저축은행, 법인 등 기관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이 팀장은 이 펀드가 출시될 때부터 직원들과 함께 투자하고 있다. 그는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완만한 상승으로 장기투자 문화가 정착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