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감 후 부정적인 소식을 알리는 상장사들의 관행이 잠정실적 공시에도 여전했다. 특히 실제 영업이익이 실적 전망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상장사를 비롯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한 휴장일 전날이나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1.4분기 잠정 영업이익과 실적 전망치를 비교할 수 있는 96개 상장사 중 52개사(54.17%)가 장 마감 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장 마감 이후 잠정실적을 공시한 상장사 가운데 65.38%(34개사)가 전망치에 못 미친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한 상장사의 잠정 영업이익 규모는 총 5조474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6조7120억원보다 18.43%가량 낮았다. 장중 실적 공시를 한 기업의 영업이익이 17조1442억원으로 전망치인 16조9803억원보다 소폭 향상된 실적을 공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장 예상치와 실제 실적의 괴리가 큰 상장사의 경우 휴장일을 앞두고 실적을 공개한 경우가 다수다.
삼성중공업은 금요일인 지난달 25일 잠정 실적을 공시한 후 주가가 연일 하락했다. 앞서 1.4분기 영업이익이 218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3625억원대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흑자가 기대됐던 삼성중공업이 적자전환한 것은 해양플랜트 사업 2건에서 50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한 탓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도 근로자의 날을 앞둔 지난달 30일 장 마감 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시장에선 1.4분기 영업이익으로 1504억원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188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적자 전환은 조선 부문의 선가하락과 조선 자회사의 수익성 하락이 주요인이었다.
휴장일 전날 실적을 공개한 삼성SDI, 현대로템, GS등의 실적 또한 전망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SDI는 앞서 29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영업손실 규모는 390억원에 달했다. 현대로템과 GS는 예상치를 각각 51.95%, 47.76% 하회한 201억원, 6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9일 오후 늦게 파생상품거래 손실 발생을 공시했다. 1.4분기 손실액은 315억원대로 자기자본 대비 9.3%에 달한다.
회사 측은 "기초자산가격의 하락으로 187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넥스젠, 케이프포츈,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상선 보통주를, 자베즈 PEF와는 현대증권 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계약을 체결하고 있다.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7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848억원 규모의 파생상품거래 손실을 공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사회 등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뒤에 경영 정보를 공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 마감 후에 한다고 해서 꼭 나쁜 것만으로 볼 수는 없다"며 "다만 최근 실적공시 등 투자 판단에 중요한 공시가 많이 나오는 만큼 장 마감 이후라도 꼼꼼하게 공시를 챙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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