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형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올 들어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대형 증권사까지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다른 대형 증권사의 구조조정 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업황 침체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대형 증권사들도 올해는 대부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은 모기업인 현대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을 통해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양증권은 대만 유안타증권으로의 매각을 앞두고 600명을 감원했으며 우리투자증권도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400명가량 명예퇴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증권은 매물로 나오기 전부터 지점 수가 100개를 넘는 데다 직원 수가 2500여명에 달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자기자본 기준 증권업계 1위인 KDB대우증권은 퇴직금 누진제 조항 폐지를 통한 인건비 절감으로 구조조정 효과를 누린다는 계획이다.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할 경우 연간 3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이미 지난 3월 임원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했고 직원들과도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다.
퇴직금 누진제는 30일치 평균임금과 근속연수를 곱한 법정퇴직금에 근속연수에 따라 일정 비율을 곱해 지급하는 것을 의미한다.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증권사는 퇴직금 단수제를 실시하고 있다. 퇴직금 단수제는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지급률이 똑같은 방식이다.
한편 명예퇴직을 실시할 형편이 되지 않는 중소형사 직원들은 이마저 부럽다는 반응이다.한 중소형 증권사 직원은 "명예퇴직을 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는 것이 부럽다"며 "중소형사들은 여력이 되지 않다 보니 계약직 전환 등의 방법으로 사실상 퇴직을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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