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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핵심 적외선 센서 국내벤처 첫 개발

‘IoT’ 핵심 적외선 센서 국내벤처 첫 개발

#1. 맞벌이 주부인 K씨는 독감에 걸린 아이를 간호하느라 지난밤 잠을 설쳤다. 아이가 해열제를 먹어도 고열이 지속된 탓이다. 아침에 열이 내려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걱정이 됐다. K씨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비접촉 체온감지 기능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학교에 있는 아이의 스마트폰이 수시로 아이의 체온을 감지해 K씨의 스마트폰에 알려줘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었다.

#2. 덤프트럭 운전사인 L씨는 정해진 시간 안에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밤낮 없이 운전을 하기 일쑤다. 문제는 야간 운전이다. 가로등 시설이 취약한 지방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아찔한 순간이 많다. 그러던 차에 L씨는 지인의 권유로 덤프트럭에 블랙박스 크기의 차량용 열영상 장치를 장착했다. 이 장치는 어두운 밤 도로나 사각지대에서 사물을 감지해 운전석 화면으로 실시간 알려줘 안전 운전에 크게 기여했다.

사물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지해 대상물의 비접촉 온도 측정이나 열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소형·고효율·저비용의 '적외선 감지 센서 시리즈'(비냉각 볼로미터 방식)가 순수 국내 벤처기업인 유우일렉트로닉스에 의해 개발됐다.

특히 비냉각 볼로미터 방식의 적외선 센서를 고진공 웨이퍼 패키지를 이용해 초소형·고효율 제품으로 개발·상용화하기는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볼로미터'란 적외선이 입사되면 전기저항이 변화되는 성질을 이용한 감지소자다.

이번에 개발된 적외선 센서 시리즈는 손톱보다 크기가 작으며 인체감지센서(UE1020), 조명·화재 감지용 적외선 센서(UE2010), 열영상 카메라용 적외선 센서(UE3220) 등이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종전 단소자 형태의 서모파일(Thermopile·열전 소자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수의 소자를 직렬로 접속한 것) 방식의 적외선 센서에 비해 크기는 훨씬 작으면서도 열 감지 능력은 1000∼1만배 이상인 게 장점이다.

이들 적외선 센서는 우리 정부가 올해부터 창조경제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키로 결정한 '사물인터넷(IoT)'분야의 핵심 부품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적외선 감지 센서기술은 해외에서도 극소수 기업만이 독점적으로 생산해 국방·감시·보안분야 핵심 부품으로 사용될 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런 적외선 센서 감지 기술을 국가 핵심 전략 기술로 정해 해외 기술이전이나 활용에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선보인 적외선 센서 시리즈는 지난 2011년 유우일렉트로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진공 웨이퍼 패키지 기술이 적용됐다.
이 패키지 기술은 볼로미터 방식 적외선 센서의 한계로 여겨지던 대량 양산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

이는 적외선 센서의 소형화, 저비용 생산, 저가 판매, 제조시간 단축 등 장점으로 연계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했다.

한용희 유우일렉트로닉스 대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진공 웨이퍼 패키지 방식의 적외선 센서를 초소형이면서 초고율로 상용화해 국내외에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들의 구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올해 안에 이 적외선 센서를 적용한 응용 제품들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또한 "이 센서는 절전용 스마트 인체 감지, 침입자 감시 보안, 화재 예방 탐지, 비접촉 체온 측정, 자동차 주행 시 사각지역 위험 인식, 열영상 카메라 등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어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특히 센서기술이 취약한 우리나라가 오는 2020년 300억개의 센서가 필요할 전망인 IoT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센서의 핵심 원천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