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진격의 나팔수가 될 수 있을까? 류현진(27·LA 다저스)이 22일(오전 8시10분·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달 28일 콜로라도전 이후 24일 만의 복귀전. 류현진은 그동안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이번 류현진의 등판은 딱 24시간의 시차를 두고 지난해 5월 23일 밀워키전 상황과 대칭그림처럼 닮아 있다. 당시 다저스는 라미레즈, 빌링슬리, 베켓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이디어, 켐프 등 주포들의 부진으로 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날 밀워키전에서 7⅓이닝 2실점의 호투로 승리를 따내며 순식간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더블 A팀에서 신인 푸이그를 불러 올렸고 4번 타자 라미레즈가 복귀하면서 다저스는 41승 8패라는 놀라운 기세로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류현진은 7월 23일엔 토론토 원정에서 5⅓이닝 4실점으로 8승째를 따내며 2위로 밀려난 팀을 다시 선두로 올려놓았다. 이후 다저스는 승승장구 결국 지구 1위로 가을 야구 티켓을 확보했다.
올 5월 말의 상황이 지난해와 고스란히 겹쳐지는 이유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 타이밍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회복으로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사실상 100% 전력을 갖추게 됐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 ESPN은 "류현진의 복귀로 마홀름을 불펜으로 보내고 위드로를 마이너리그로 내리는 여유를 갖게 됐다. 이로써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다 연봉 구단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충분히 쉬었다. 복귀 수순을 늦추며 어깨의 완전 회복을 기다렸다. 그간의 과정을 지켜본 다저스의 팀 닥터 엘라트라체 박사는 "더 이상의 검진은 무의미하다"며 류현진의 100% 회복을 선언했다.
복귀를 위한 리허설도 차근차근 진행해 왔다. 지난 10일 불펜 투구를 시작했고 14일엔 전력으로 45개를 던졌다. 어깨에 아무런 이상 신호가 감지되지 않았다. 17일에는 가상 피칭을 했다. 타자를 세워 놓고 60개의 공을 던진 후 달궈진 어깨로 불펜으로 이동, 다시 15개를 던졌다. 몸 상태는 완벽하다.
부상 회복과 방지를 위한 조심스러운 행보가 종지부를 찍는 순간 마침내 돈 매팅리 감독이 22일을 D데이로 낙점했다. 상대는 뉴욕 메츠. 지난해 두 차례 만나 모두 잘 던진 상대다. 4월 26일 7이닝 3안타 1실점의 빼어난 투구를 하고도 타선의 뒷받침이 없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탈삼진 8개의 위력투. 8월 14일에도 7이닝을 던져 1실점했다. 이번엔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12승째를 기록.
류현진의 복귀전은 다행히 원정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원정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완벽 투구를 과시했다. 류현진이 복귀전에서 승을 따내면 다저스의 꽉 막힌 패는 술술 풀릴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류현진에게로 집중되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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