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학자들이 공부하면서 경쟁하고, 경험있는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
김찬웅 매사추세츠대학교 로웰캠퍼스 교수(사진)는 2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주선으로 갖게된 인터뷰에서 "한미재무학회가 회원들의 모임인 만큼 가급적 회원들, 특히 젊은 학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젊은 학자들이 경쟁하고, 기존 경험있는 학자들과 네트워킹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연구(미국에서)하고, 공부하는 데 있어, 한국 기업이나 연구기관들이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리서치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 배기홍 한미재무학회장에 이어 오는 10월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 한국경제의 현안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교수는 "기업의 목표는 주주가치 극대화이기 때문에 한국 역시 이 같은 시류에 편승할 것"이라며 "과거 오너 중심 체제에서 불거졌던 오너의 이익 개입과 일반 주주와의 이익 상충 등을 본다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매커니즘은 한국 경제의 주된 영향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 경제가 주주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도 기업의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고 최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완전히 갖춰진다면, 한국 경제 역시 그에 상응하는 호조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모투자회사(PE)가 한국 기업 구조에 끼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분명 장·단점이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사모투자회사들은 기업 가치가 높은 곳에 투자한 뒤, 가능성을 더욱 더 높이기 위해 기업 경영에 관여하고 퍼포먼스를 창출하는 등 기업의 효율성 측면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분명 한국 기업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997년 말 당시 국내 우량 대기업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팔렸다가 이후 큰 차익을 남기고 되팔리는 사례를 언급하며 "문제는 이들 사모투자회사가 너무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개인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잘 갖춰진 상태여야만이 PEF 제도도 순기능을 잘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에 사모펀드(PEF)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이머징마켓 사모투자협회(EMPEA) 1.4분기 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모투자회사의 GDP 대비 PE 투자액 비중으로 정의한 침투율은 0.28%였다. 이는 전년 0.24%에 비해 0.04%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먹튀(먹고 튀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1997년 말 외환 유동성 위기로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하에 들어가면서 우량 대기업이 헐값에 외국계 사모펀드에 팔렸다가 이후 큰 차익을 남기고 되팔리면서 생겨난 말이다.
'통일 대박'을 꿈꾸는 기업들에 일침을 가했다. 김 교수는 "분위기에 휩쓸려 대북 사업에 투자한다면 회사, 더 나아가 결국 국민들이 망한다"면서 "통일 가치를 뜬구름 잡기식 기업목표로 삼기보다는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전략적으로 한걸음 한걸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효율적인 투자가 결국 북한 주민의 삶의 질도 끌어올릴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통화정책으로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인상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금융기관은 물론 기업, 개인들까지도 단순히 현재의 저금리 상황을 걱정하기보다는 돌아올 경기 회복기에 발맞춰 다양한 금리 체계를 이해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향후 4% 대로 경제가 성장한다면 이자 체계 역시 이대로 가진 않을 것이다"면서 "우리는 경기회복과 경제 성장에 대한 이자율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저금리를 벗어났을 때 일어날 일들에 대해 대비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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