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로 알려진 안랩의 'V3'가 지난 1일로 탄생 26주년을 맞았다. V3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생각하지만 안랩의 V3 제품은 PC 보호제품부터 기업의 보안과 자산관리를 위한 제품까지 다양하다. 안랩은 다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별도 행사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9일 안랩에 따르면 V3는 지난 1988년 태어났다.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알려진 '브레인'이 국내에 상륙해 플로피 디스크의 감염 피해가 속출할 당시 의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안철수 전 안랩 이사회 의장은 브레인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이를 '백신(Vaccine)'으로 이름 지었다.
이때 나온 백신이라는 명칭은 지금도 안티바이러스의 대명사로 널리 회자되고 있으며 백신의 영문 철자 첫 글자를 딴 V가 V3의 시초가 됐다.
백신은 지난 1989년 국산 바이러스 1호로 알려진 LBC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기능을 탑재하면서 백신Ⅱ로 이름을 바꿨고, 1989년 예루살렘 바이러스(13일의 금요일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기능이 추가돼 'VⅡ플러스(V2 PLUS)'로 진화했다. 이후 1991년 초 기능이 향상된 'VⅢ(V3)'로 재탄생했다. 1991년 4월 발견된 미켈란젤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V3라는 이름이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V3는 2000년 온라인 백신 서비스인 'My V3'로 다시금 발전했다. My V3는 백신을 설치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하드디스크와 네트워크 드라이브의 진단이 가능한 온라인 백신을 선보인 것으로, 당시로서는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안랩은 2001년 PDA용 V3인 'V3 Mobile for Palm'을 출시하는 등 모바일용 백신을 개발하기 시작한 이후 2003년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용 백신인 'V3 Mobile for WI-TOP'을 개발했다.
지난 2004년 출시된 V3는 '즐거운 보안, 쉬운 보안'이라는 기조로 보안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후 2008년 개인용 PC 토털 케어 서비스인 'V3 365 클리닉'이 탄생하는 데 기여했다.
V3는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이 적용된 안랩의 핵심 기술이자 인프라인 ASD(AhnLab Smart Defense)를 V3에 도입하면서 지난 2011년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점유율이 60%를 넘어섰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안랩 관계자는 "2000만명의 개인과 기업이 사용하는 V3 제품은 26년이라는 안랩의 기술과 경험이 축적돼 앞으로도 기능개선과 고객만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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