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제조 공정에 폐타이어가 투입되고 있다. 시멘트 업체들은 전량 수입하는 유연탄을 대신해 폐타이어·폐합성수지 등을 연료로 사용해 시멘트를 제조하고 있다.
시멘트의 주요 원재료는 석회석이다. 시멘트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 원재료를 확보하고 석회석 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시멘트 주요 생산 공장은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강원도 및 충북지역에 집중돼 있다. 특히 석회석을 얻기 위해서는 광산 개발이 필연적이다 보니 시멘트 산업은 환경보전과 거리가 먼 '굴뚝산업'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왔다. 하지만 요즘 시멘트 업계는 친환경 경영에 주력하면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환경을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폐타이어 활용…온실가스 감축에 앞장
시멘트의 주요 원료는 석회석 외에 규석, 철광석, 점토 등의 부원료가 있는데 모두 천연원료이고 광산개발을 통해 조달된다. 시멘트 업체들은 석회석은 대체하기 어렵지만 부원료는 대체 가능하다는 데 착안해 매립, 소각, 해양투기 등으로 처리됐던 폐기물을 부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폐기물'이지만 시멘트 산업에서는 천연원료를 대신하는 훌륭한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시멘트 업체들은 전량 수입하는 유연탄을 대신해 폐타이어·폐합성수지 등을 연료로 사용하고, 천연자원인 점토 대신에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재와 하·폐수 슬러지를 부원료로 투입, 시멘트도 생산하고 폐기물도 재활용하고 있다.
시멘트 산업에서의 폐기물 재활용은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보편화돼 왔었다. 일본에서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제조한 시멘트를 '에코(Eco)시멘트'라 부른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점토 대신 석탄재를 사용하는 공법을 개발해 왔다. 폐타이어 처리가 사회문제화됐을 때 시멘트 업계가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후에는 폐합성수지 등으로 재활용 범위를 넓혔다. 폐기물 재활용뿐만 아니라 고효율의 설비 교체를 통한 에너지 효율성 제고에도 주력하고 있다. 시멘트 산업 특성상 제조 시 배출되는 고온의 배기가스로 보일러를 가동시킨 후 고온·고압의 증기를 생산,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폐열발전을 도입·운영함으로써 전력비 등 원가절감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설비 투자에 정부 지원 절실
시멘트 업계는 친환경 산업으로서의 장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시멘트협회가 개최한 '하·폐수 슬러지 재활용 워크숍'에서는 환경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1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하·폐수 슬러지 재활용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제조공정을 이용해 폐기물을 안전하게 재활용해 자원화하는 데 시멘트 산업만 한 업종이 없다"며 "향후에도 친환경 산업으로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이 친환경 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가 오염물질 저감시설 및 폐기물 재활용 처리를 위한 시설 확충과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 등에 대비하기 위한 환경투자에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약 27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려 온 업계로서는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시멘트 공장이 친환경 설비 분야로 인정돼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재활용'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발전 속도가 더디다. 정부 또한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을 고려했을 때 더 많은 폐열발전설비 구축 등 친환경 에너지설비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업체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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