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역 부근에서 곱창집을 하는 A씨는 일평균 매출이 250만원이다. 목표매출을 500만원까지 올리고 싶은데 당장 구할 수 있는 정보는 강남역 부근에서 장사가 잘되는 경쟁 곱창집의 일매출과 방문고객 수 정도다. 하지만 씨온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상권 분석서비스를 통해 곱창집 중 5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매장 메뉴와 이벤트, 성별·연령대별·시간대별 방문고객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야외 테이블을 설치하고 20대 여성을 위해 소주 무제한 이벤트 실시,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를 신설하며 목표에 근접한 매출액을 올릴 수 있었다.
#. 음반 판매가 저조한 B인디밴드 기획사. 젊은 층이 많이 다니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매주 3회 공연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마케팅도 펼쳐보지만 인지도가 쉽게 오르지 않아 고민이다. 하지만 멜론이 제공한 '팬 소비자지수'를 통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다 보니 요즘 들어 부쩍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10대, 20대보다는 30대가 본인들 음악을 선호한다는 걸 알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층이 잠재고객이란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맞게 공연 의상·장소 등을 바꾸며 효율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었다.
빅데이터가 최근 중소기업을 위한 '상생'의 도구로 재탄생하고 있다. 빅데이터란 생성되는 양과 주기 및 형식 등이 기존 데이터에 비해 너무 커 기존 방법으로는 수집·저장·검색·분석이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말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 기업, 정부기관 등에서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로엔엔터테인먼트는 멜론 고객의 소비이력을 빅데이터로 재가공해 아티스트와 기획사에 무상 제공하고 있다. 멜론은 현재 320만곡 이상의 음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제공하는 빅데이터는 2400만명의 고객이 10년간 음원을 소비한 이력과 이용행태를 분석한 정보다.
신원수 로엔 대표이사는 "아티스트와 이용자 그리고 시장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 멜론의 가장 강력한 자산을 외부와 공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위치기반 SNS업체인 씨온은 이르면 연내 소상공인에게 실시간 상권 분석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씨온은 씨온, 돌직구, 식신 핫플레이스 서비스를 통해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의 경험을 정보로 축적했으며 이를 필요로 하는 지역별 매장 상인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씨온이 연내를 목표로 준비 중인 실시간 상권 분석서비스는 소비자가 남긴 소셜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정보를 빅데이터로 가공해 소상공인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통신업체들도 빅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통신사 중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적극적이다. 통신사에는 수많은 고객의 통화정보, 위치정보, 과금정보 등이 방대해 이를 제대로 활용할 경우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30일 민간기업 중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 허브'를 설립, 이를 통해 자사가 보유한 활용도가 높은 빅데이터를 개방했다. 현재 빅데이터 허브에는 소상공인을 위한 비즈콜(Biz. Call) 분석정보와 함께 고객정보를 제거한 SK텔레콤 자료, 공공기관 및 3자 사업자와 협력한 다수의 데이터가 외부에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허브에선 소상공인을 위해 중국집, 치킨집 등 배달업종 이용 분석내용과 베이커리, 영화관 등 멤버십 이용 분석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KT의 경우 사내 빅데이터를 서울시에 제공, 서울 심야버스 노선 수립에 일조했다. 서울시는 KT의 통화량 통계자료 30억건과 서울시가 보유한 교통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심야버스 노선을 발굴 배치, 심야시간대 교통약자의 안전귀가와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심야 경제활동인구의 교통비용 절약에 기여하고 대중교통 이용률 증대효과를 가져왔다. KT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야시간대 강남, 홍대, 동대문, 신림, 종로 등에 유동인구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당초 계획했던 노선의 일부 운행구간을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변경해 시민의 접근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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