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실패에도 홍명보(45) 감독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허정무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거취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허정무 부회장은 “월드컵에서의 부진을 홍명보 감독의 개인의 사퇴로 매듭짓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수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을 홍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해 홍명보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2년 계약을 맺은 홍명보 감독은 부임 초기 좋지 못했던 성적에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으나 한국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홍명보 감독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홍명보호는 월드컵에서의 부진한 성적보다 4년을 기다린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줬고, 이것은 사상 초유의 ‘엿 투척 사건’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에게 내년 6월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다. 월드컵에서 참담한 성적을 거둔 홍명보 감독에게는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동아시안컵’이 사실상 임기 내 마지막 주요 대회가 됐다. 아래는 허정무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 허정무 부회장의 발표문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떠났던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서 머리 숙여 깊게 사과드린다. 현재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게 쏟아지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 겸허히 수용하고,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겠다. 다만 이 상황이 홍명보 감독의 개인의 사퇴로 매듭지어지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장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홍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아 계속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월드컵 예선 마지막 벨기에전이 끝나고 홍 감독이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귀국 후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의 면담도 있었다. 그 자리에서 재차 월드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협회 집행부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사퇴를 만류했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기에 부족했던 1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협회의 책임이 더 크다는 걸 알았다. 사퇴가 능사는 아니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주길 당부하며 설득했다. 홍 감독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한국 축구에 남긴 발자국과 우리에게 선사했던 기쁨과 희망을 잘 알 것이다. 비록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목표로 했던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실패를 교훈 삼아서 아시안컵에서 잘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협회 임직원은 기대가 컸던 이번 월드컵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에 공감하고, 책임을 느낀다. 비난과 질책을 마음에 새기고 한국 축구가 진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대한축구협회에서 자리를 걸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나? “지금 당장 대표팀 감독이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앞으로 더 잘 될 수 있도록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과정을 분석하고 있고, 보고하도록 했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거기에 대한 대책과 개선방안을 찾겠다”
▲ 실패 이유에 대한 분석을 한다고 했는데, 발표 후 분석한다는 게 맞지 않는 것 같다 "단기적으로, 중장기적으로 플랜을 세우고 해야 한다. (홍명보 감독의 거취가)우선 돼야 하는 것은 국민들이나 언론이나 팬들 모두의 가장 우선시되는 게 여론화됐고, 홍 감독의 거취 문제 때문에 궁금해 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정리해야 한다고 봐서 오늘 기자회견을 열었다. 향후 여러 가지 대책에 대해선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계속해서 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 프로팀을 지휘한 경험도 없는 홍 감독이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문제 없었나 “우리가 생각해 볼 게 홍 감독과 여러 분이 있다. 한국 축구를 짊어지고 가야 할 분들이 많이 있다. 우리 역사상 올림픽에 나가서 동메달을 딴 감독은 없었다. 나도 2002시드니올림픽에 가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홍 감독은 청소년대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는 여러 경험을 했지만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비록 월드컵에서 실패했다고 하지만 져본 사람이 승리할 줄 안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 것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 앞으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홍 감독이 사퇴를 철회한 게 확실한가 “처음에는 본인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 의사를 완강하게 밝혔지만 면담으로 설득한 끝에 앞으로 더욱 한국 축구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협회에서는 누가 책임을 지나 “누가 책임을 진다기 보다 아직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았다. 나도 책임을 통감한다. 단장이라는 직책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무엇이 최선인지를 따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지웠다. 그러면서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데 책임을 질 것은 분명히 해야 하지만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책임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 이번 월드컵의 실패 원인을 듣고 싶다 “단장으로 가서 많은 부담스럽기도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홍 감독도 준비하는 기간이 비교적 짧았고, 모든 면에서 미흡한 점도 많았다. 준비 상태도 부족했다. 경기력에 대해선 미흡한 점이 많았다. 반성하고 있다”
▲ 조광래 전 감독 경질 이유로 스폰서 외압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이번에도 영향이 있나 “현 집행부의 전 상황이라서 솔직히 어떤 특수한 상황인지 모르겠다. 거기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
▲ 홍 감독 유임설이 나올 때,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왔는데. 대안이 마련될지 “앞으로 각급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서 폭넓게 시야를 넓혀서 거기에 대한 대안을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정책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기 바란다”
▲ 4년 후, 월드컵을 위해서 플랜을 갖고 있나 “급박하게 서두르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당장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여자축구 등이다. 중장기적으로 2016리우올림픽, 2018러시아월드컵이 계획에 들어간다. 면밀히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봐선 골든에이지, 유소년 육성 방안 등 한국 실정에 맞게 유소년들을 효과적으로 육성하고, 희망을 갖게 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 불행하게 우리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세대인 18~23세 연령의 선수들이 소수를 제외하곤 상당히 발전의 틀이 마련되지 않았다. 경기 경험이든가 개인 기량을 높일 수 있는 게 없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거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 월드컵 실패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홍 감독에게 묻지 않는다는 것인가 “감독의 책임이 없다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하는 데 공감을 한다.
전면적으로 검토된 다음에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다”
▲ 홍 감독은 어떤 책임을 지는 것인가 “홍 감독은 이번에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반성을 하고, 실패에 대한 원인을 깊게 절감하고 연구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 실패했다고, 전부 물러난다면 그것도 문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번 실패를 거울삼아 한국 축구를 위해서 큰 교훈이 되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elnino8919@starnnews.com서울=장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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