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설계를 하고 나서 몇 년이 지나 주민들이 입주하고 난 뒤에 개인적으로 방문해봅니다. 처음의 설계 의도대로 주민들이 편리하게 생활하고, 공간을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을 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이 있습니다."
경남기업 설계팀 박상욱 팀장(사진)의 열정이 담긴 말이다. 그에게 설계란 종이 위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가끔 "바람 쐬러 가자"며 아내와 함께 해당 단지들을 찾아 곳곳을 둘러본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일까. 지난 2005년 그는 10여년을 다닌 설계사무소를 박차고 나와 '경남 아너스빌' 설계팀에 합류했다. 박 팀장은 "설계사무소에서는 도면만 그려서 보내면 일이 끝나지만 건설사에서는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느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의 일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경남기업이 올해 선보인 '동탄2신도시 경남아너스빌'과 '거제 경남아너스빌' 프레스투어에 함께 하며 적극적으로 기자들에게 상품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설계팀까지 합세하는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서일까. 두 곳 모두 단기간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설계팀의 모토는 '역지사지(易地思之)'. 박 팀장은 "누가 평면을 잡더라도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며 "내가 여기서 살면 어떨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입주민 만족도가 높은 아파트를 설계하기 위해 다각도로 소통도 강화해나가고 있다. 박 팀장은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조합하고도 협의하고 대의원들과도 얘기해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안을 설명하면서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주민 의견 중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
원주민 정착률을 높이는 것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재건축을 하다보면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분양가 때문에 쉽게 못오다 보니 조합과 얘길 해나가면서 원주민들이 들어올 수 있게끔 면적대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기업은 앞으로 커뮤니티 공간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둘 예정이다. 박 팀장은 "단위세대는 틀이 잡혔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커뮤니티 공간은 큰 기준이 없다"며 "캐슬리안센터나 자이안센터처럼 커뮤니티 시설의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아파트 설계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 후배들에게 먼저 다양한 경험을 해볼 것을 주문했다. "현재 분양하고 있는 견본주택에 두루두루 많이 다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가사에 대한 모든 것들을 일정 부분 경험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설계를 잘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경험해볼 수는 없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와서 하는 것들은 확실한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눈요기를 해야 합니다." 실제로 박 팀장은 가사일을 많이 할까. 그는 "아내와 맞벌이를 해서 실제로 많이 하고 있다"며 빙그레 웃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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