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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기업 풍속도에 주말엔 ‘반바지’ 입고 출근

달라진 기업 풍속도에 주말엔 ‘반바지’ 입고 출근

전자·정보기술(IT) 업계에 쿨비즈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타이, 반소매에 이어 반바지 착용도 허용하는 곳이 늘면서 무더위와 맞서는 산업 현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쿨비즈란 시원하다(cool)와 사업.업무(business)의 합성어로 여름철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소매 등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파격적인 쿨비즈를 도입했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내달 말까지 경기 수원사업장의 사무, 개발, 마케팅 등 전 직종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반바지 착용이 허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마른장마로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사내게시판과 사원협의회 등을 통해 임직원들의 반바지 착용 의견이 잇따라 전날 경영진에서 전격 수용했다"며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일환으로 우선 수원사업장에서 시범 운영 후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는 모바일, TV 등 연구개발(R&D) 인력이 약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문을 연 수원사업장 모바일연구소(R5)에 근무하는 연구원만 1만명에 이른다. 그만큼 창의적인 근무 환경이 중시돼 파격적인 쿨비즈를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바지 종류는 정장, 면 소재로 제한되고, 청 반바지나 운동복 반바지, 샌들 착용 등은 금지된다.

삼성전자가 직원들에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름철에 노타이, 노재킷, 반팔 등 간편하고 시원한 옷차림의 '쿨비즈' 착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반바지 출근을 허용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SK는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반바지 착용 근무를 허용했다. 지난해부터 SK C&C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여름철에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반바지를 입고 있다. 특히 정철길 SK C&C 대표는 직원들에게 여름철 반바지 근무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비즈니스 캐주얼 문화가 정착된 대기업 중 한 곳이다. 비즈니스 매너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면바지에 컬러가 있는 티셔츠 등 자유로운 복장 착용이 가능해서다.

한화와 GS 등도 여름철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소매를 착용하는 등 대체로 자유로운 분위기다.

LG그룹 계열사들도 다양한 쿨비즈 정책으로 직원들의 업무 능력 향상과 하절기 에너지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노타이와 노재킷 등 쿨비즈 복장을 직원들에게 권장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매주 금요일을 '캐주얼 데이'로 운영한다. LG이노텍은 4계절 '비즈니스 캐주얼'을 실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간편한 면바지와 티셔츠 등이 허용돼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이들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효성그룹은 쿨비즈 착용 시기를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올해 재계에서 가장 이른 지난 5월부터 쿨비즈를 실시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김호연 김병용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