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등 비(非)전통자원 개발사업법인을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겠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사진)이 '셰일 혁명'의 본거지인 미국 현지에서 셰일가스·오일 등 비전통자원 개발사업에 본격 참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비전통자원이란 일반 공법으로는 시추가 어려운 자원을 말한다.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초중질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유업황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자원개발에도 무게를 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석유개발 자회사인 SK E&P(자원개발) 아메리카(휴스턴 소재)와 최근 인수한 오클라호마 석유생산광구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구 부회장은 "미국에서 시작한 셰일 개발 붐이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며 "새로운 사업기회에 대비해 미국 석유개발 법인을 셰일 등 비전통자원 개발사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비전통자원 개발에 필요한 수평시추 등 핵심기술과 인재 확보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태 SK이노베이션 E&P 총괄사장, 브라이언 부테 SK E&P 아메리카 대표 겸 SK이노베이션 E&P 미주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 인수한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생산광구 2곳 중 오클라호마 광구에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기술을 도입, 인수 전 하루 2500배럴이던 생산량을 하루 3750배럴로 높였다. 텍사스 광구 생산량을 합치면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원유량은 하루 4500배럴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오클라호마 광구에서 생산하는 원유와 가스의 약 15%는 셰일층(근원암)에서 시추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셰일 자원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 해외 자원광구에서 셰일가스·오일을 직접 생산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구 부회장은 이어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있는 SK플리머스를 방문해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구성원 간담회에서 "2011년 브라질 광구의 성공적 매각 이후 '자원부국'을 위한 최태원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빠른 의사결정에 힘입어 한국 민간기업 최초로 미국 석유광구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전통자원과 비전통자원을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SK E&P 아메리카'를 통해 미국 플리머스와 케이에이 헨리가 보유한 오클라호마 소재 그랜트·가필드 카운티 생산광구의 지분 75%와 텍사스 소재 크레인 카운티 생산광구의 지분 50%를 총 3억6000만달러에 인수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광구를 포함해 전 세계 15개국에서 7개 생산광구, 15개 탐사광구 등 총 22개 광구와 4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해 하루 7만배럴의 원유를 생산 중이다.
한편 자원개발은 정유업계와 종합상사업계 등을 통해 대세로 자리잡았다. GS그룹 역시 계열사인 GS에너지를 통해 현재 동남아시아 4개 광구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북미 등 총 6개 광구에 관여하고 있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1628억원 중 942억원을 미얀마 가스전을 통해 창출해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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