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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구슈 셰프 “된장·김치 곁들인 랍스터 맛보시죠”

조너선 구슈 셰프 “된장·김치 곁들인 랍스터 맛보시죠”

"한국의 된장은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음식이 가진 여섯가지 맛을 모두 충족시키는 식재료다."

'캐나다 랍스터 페스티벌'을 위해 방한한 캐나다 출신의 미슐랭 2스타 셰프 조너선 구슈(사진)는 4일 "한국 된장은 그냥 먹으면 맛이 강할 수 있지만 양념으로 쓸 땐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 사용하기 좋았다"면서 "일본의 미소된장보다 풍미가 더 뛰어나고 맛의 깊이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캐나다 랍스터 페스티벌'은 주한 캐나다 대사관과 서울고메를 주관한 드림빌엔터테인먼트가 북미 최고 식재료인 캐나다산 포슈 랍스터를 알리고 양국 식문화 교류를 위해 만든 첫번째 행사다.

이번에 방한한 조너선 구슈 셰프는 미슐랭 2스타 셰프이자 '세계 100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던 랭던 홀 레스토랑 총괄 셰프 출신이다. 그는 '2010년 캐나다 최고의 셰프'로 뽑혔고 32세에 북아메리카에서 최연소로 다이아몬드 5개 등급의 레스토랑 셰프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가 이번 '캐나다 랍스터 페스티벌'의 셰프로 뽑힌 것은 캐나다의 미식 도시로 자리잡은 몬트리올 지역의 뛰어난 셰프 중에서도 특히 랍스터로 다양한 고급 요리가 가능한 셰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과 캐나다의 식문화를 교류한다는 이번 행사의 취지에 걸맞게 한국 식재료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은 셰프이기도 하다. 조너선 구슈 셰프는 "두 나라의 식문화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의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감사하다"면서 "평소'발효'에 대한 관심이 높아 발효음식이 발달한 한국 방문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랍스터 페스티벌의 대표 식재료는 캐나다산 포슈 랍스터와 한국의 발효음식이다.

먼저 랍스타가 잡히는 포슈는 캐나다 동남부 지역 노바스코샤주 동북부의 케이프브리튼 섬에 위치한 작은 어촌이다. 섬 주변 바다는 애틀랜틱 해안선이 위치한 곳으로 가장 차가운 바다 중 하나인데 최고의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랍스터를 생산해내는 곳이다. 바닷물이 차가울수록 랍스터의 생물학적 과정이 느려지면서 서서히 자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맛은 더욱 풍부해지고 혈중 단백질 수치가 높아지면서 단맛이 강해지는 게 다른 랍스터들과는 차별화된 맛을 만들어낸다.

특히 포슈에서는 랍스터의 생의 주기 중 가장 좋을 때 수확하는데 그 시기는 5월 말부터 시작돼 6월과 7월에 최고에 달한다. 이 때문에 최고의 포슈 랍스터를 맛볼 수 있는 기간은 '오직 10주가량'이다. 이번 행사에서 조너선 구슈 셰프는 포슈 랍스터와 된장·김치· 더덕 등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정찬을 선보였다. 그는 부위별로 맛이 다른 랍스터를 모두 맛볼 수 있도록 껍질부터 뼈까지 골고루 활용한 코스요리를 내놨다. 여기에 한국 식재료를 적절히 사용해 호평을 받았다. 가장 인기가 있던 메뉴는 된장가루를 뿌린 '바닷가재 카르파초'와 '바닷가재 김치 브로스'였다. 조너선 구슈 셰프는 "김치는 랍스터와 함께 건더기는 걸러내고 맑은 수프를 만들어 김치 브로스 메뉴에 활용했다"면서 "매콤한 고춧가루는 특히 랍스터와 특히 궁합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조너선 구슈 셰프는 한국의 발효 음식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조너선 구슈 셰프는 "한국 음식과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특히 요리에 '발효 음식'을 활용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면서 "특히 유네스코가 한국의 식문화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김치 만드는 풍습을 선정했는데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매운탕과 젓갈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면서 "발효식품 이외 다양한 한국 음식을 접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셰프로서 철학을 묻자 '지역 식재료' 활용을 꼽았다. 조너선 구슈 셰프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곳의 문화, 환경을 반영하는 식재료를 써야 최고의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예를 들어 소고기 요리를 할 때 그 지역에서 자란 다른 야채, 과일 등 식재료를 곁들인다. 대부분 같은 땅, 환경에서 자란 식재료들은 서로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