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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7·24 부동산대책 이후 버블세븐 희비 엇갈려

[현장르포] 7·24 부동산대책 이후 버블세븐 희비 엇갈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아파트 전경. 7·24 대책이 발표된 이후 금융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매호가가 평균 2000만원, 최대 4000만원가량 상승했다.

#1.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및 재건축 완화 정책은 집값이 더 이상 하락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 신호입니다. 최근 느긋해진 매도자가 매매호가를 높이는데도 추격매수가 따라붙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S공인중개사 대표

#2. "과거와 달리 정책에 따른 시장 변화가 미미해 계속적인 정책 시행이 뒷받침돼야 시장이 나아질 것입니다." ▶경기 분당구 B공인중개사 대표
수도권의 대표적 주거 중심지인 버블세븐 지역(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평촌.용인)이 최근 부동산정책 변화와 관련,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기준 완화로 재건축 아파트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재건축 대상이 없거나 장기거주 목적의 실수요자가 몰려 있는 분당과 평촌 등 1기 신도시는 대체적으로 정책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버블세븐 지역은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목동, 재건축 대상이 없어 잠잠한 분당과 평촌, 저금리.금융규제 완화 등으로 중소형 아파트 거래가 활발한 용인 등으로 대별되고 있다.

■강남권.목동, "추석 이후 큰 장"

서울 개포동 일대 부동산 업계는 LTV.DTI 완화 등이 포함된 정부의 7.24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고 입을 모았다. 호가는 평균 2000만원, 최대 4000만원이 올랐다. 지난달 말 8억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개포 주공1단지 전용 52㎡ 아파트는 12일 현재 8억4000만~8억5000만원 선이었다.

S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난 8일 8억3500만원에 거래된 매물이 11일에는 500만원 오른 8억4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며 "8억3000만원이면 무조건 팔겠다던 한 매도자는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8억3500만원을 주겠다는데도 거래하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재건축한 신반포1차 아파트(반포 아크로리버파크)의 조합원용 펜트하우스는 32억원에서 50억원까지, 전체적으로 1억원 이상 올라 다른 재건축 물량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강남권 중개업자 사이에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 추석 이후 '큰 장'이 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목동 아파트 중 1단지는 지난해부터, 2~6단지는 2016년부터 추진이 가능해지면서 9700여가구가 재건축 가시권에 들어섰다. 기존에는 재건축이 불가능했던 목동 노후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소식에 고무된 모습이다. 목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목동 아파트는 워낙 튼튼하게 지어져 구조적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있었다"며 "이번 정부 정책 발표로 재건축 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르포] 7·24 부동산대책 이후 버블세븐 희비 엇갈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아파트 전경. 7·24 대책으로 LTV·DTI 규제 완화가 시행됐지만 아직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분당.평촌 "특별한 수혜 없을 듯"

반면 경기 분당과 평촌지역 부동산 시장은 '특별한 수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곳 아파트는 1990년대 이후 지어져 재건축 연한이 적잖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분당구 수내동 일대 아파트는 7.24대책 시행 전후로 거래가격 변동이 없었다. 금호아파트의 전용 105㎡ 거래가는 6억1000만원 선을, 청구아파트의 전용 104㎡는 5억8000만~6억원 선을 유지했다.

금호아파트 인근 B공인중개소 대표는 "25년간 중개업을 했지만 이처럼 긴 기간 거래가 없는 것은 처음"이라며 "과거에는 부동산정책이 발표되면 시장이 요동쳤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놔도 이렇다 할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평촌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영향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시장 자체가 잠잠하다"며 "지난해까지는 실수요자들이 학군 수요와 맞물려 휴가철 비수기에도 7월부터 거래가 이뤄졌는데 올해는 이마저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용인, 중소형 거래 '활발'

용인지역은 LTV.DTI 규제 완화로 대출한도가 늘어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자 서울의 전세세입자들이 유입되고 있고 수년간 경기침체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용인 풍덕천동의 Y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급매물 문의가 있지만 거의 다 빠져 소개를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인근 상현동이나 성복동 등 대형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은 아직도 침체 분위기지만 다른 지역의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늘고 호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김은희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