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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9·1대책 약발 제대로.. 미분양조차 3000만원 웃돈 붙여 거래

[현장르포] 9·1대책 약발 제대로.. 미분양조차 3000만원 웃돈 붙여 거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택지개발지구 5블록 부지 전경. 서천지구 내 아파트로는 마지막 물량으로서 이 지역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오는 10월께 754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분양가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하겠지만 서천지구에 관심을 보이는 수요자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과거 미분양 물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매물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안정적이어서 남은 택지지구 분양은 희망적이라고 봅니다."(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G공인중개소 관계자)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였는데 정부의 9·1대책으로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되면서 조금씩 관심이 증가했어요. 그러나 9.1정책에 따른 심리적 작용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용인 서천동 M공인중개소 관계자)

정부의 9·1 부동산대책으로 신도시 개발 및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되면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기존 택지지구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택지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신규 아파트는 희소성과 미래가치 등으로 9·1대책 이후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 중론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완화 영향으로 내집마련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을 뿐 택지지구 중단 영향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18일 찾은 경기 용인시 서천동 인근 부동산 업계는 택지지구 지정 중단이 포함된 정부의 9·1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천택지개발지구의 주택가격 및 분양실적 등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9·1대책 효과? 아파트·용지가격 ↑

지하철 분당선 영통역에서 버스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서천개발지구. 총 6개 블록 중 4개 블록에 위치한 1~4단지 아파트의 입주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돼 현재는 입주가 완료됐지만 아직 44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미니신도시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듯 보였다. 각종 편의시설 개발계획이 미뤄지면서 도시기반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9·1 대책으로 택지지구 지정이 중단되자 마지막 아파트 분양을 앞둔 서천지구의 부동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지역은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업계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한 부동산 업자의 설명이다.

경기 수원의 강남으로 일컬어지는 영통지구 생활권으로 대표적인 곳은 용인 서천동과 수원 망포동, 화성 반월동이다. 이들 지역 중 아파트값이 상승한 곳은 서천동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서천동 아파트값은 3.3㎡당 773만원(2012년 3·4분기)에서 839만원(올 3·4분기)으로 66만원(8.5%) 올랐다. 반면 망포동과 반월동 아파트값은 각각 47만원과 50만원 내렸다.

이 와중에 오는 10월께 서천지구의 마지막 아파트 물량인 5블록 754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실제 분양을 위한 견본주택이 아직 개관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9·1대책 이후 분양과 관련된 전화문의가 40~50%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사전홍보 단계지만 하루 평균 30~40건, 많게는 50건의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며 "동탄2신도시처럼 광역적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수원은 물론 일부 화성이나 용인지역의 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미분양분이 컸던 LH아파트도 최근에는 30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을 정도로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며 "서천지구에선 마지막 아파트 분양이기에 영통생활권 내에서 신규아파트 이주를 고민하는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택지지구 조성을 중단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상당수의 수요자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서천동 인근 S공인중개소 대표는 "신동지구나 이곳 서천지구의 경우 마지막 택지라는 생각이 작용해 땅값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미 가격이 오른 상태라서 인상 폭은 크지 않겠지만 1000만~2000만원 정도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인근 아파트값은 상승세다. 서천휴먼시아 1단지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3억3000만~3억4000만원 선에 실거래되고 있다. 시세가 2~3개월 사이에 3000만원 정도 올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전세가도 2억5000만~2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매물이 없어 대기수요자만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휴먼시아 2단지 내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영통권 내에 신규 아파트가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동일한 생활권을 유지하려는 수요자를 중심으로 서천지구에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근 다가구주택 용지의 가격도 증가했다. 대지면적 264㎡를 기준으로 8억원대의 시세를 형성하던 필지가 12억5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입지요건에 따라 최고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곳도 있다.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다가구주택의 경우는 짓기가 무섭게 나가서 매물이 없을 정도"라며 "기존 아파트도 기대 이상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최근 분양 중인 아파트 계약률도 높은 편이기에 마지막 물량의 전망도 밝다"고 예상했다.

■"시장 회복 기대심리일 뿐"

반면 일각에서는 서천지구에 불어오는 훈풍이 택지지구 지정 중단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평가했다.
인근 기흥.화성의 삼성전자나 협력사 직원을 중심으로 주택수요가 증가하면서 입주 초반부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G공인중개소 대표는 "9.1대책이 시행되기 전부터 서천지구 내 아파트값은 올랐다"며 "실소유자가 많은 편이어서 수요에 비해 매물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가격이 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택지지구 중단을 고려해서 문의를 하는 사람은 사실상 적다"며 "7.24대책과 9.1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생각 때문에 미뤄뒀던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어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김은희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