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 가을을 앞두고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운데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아파트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정부가 지속적으로 아파트 에너지 절감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이 같은 아파트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녹지율이 높아 단지 내 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에너지 절감 관련, 각종 기술이 도입돼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다.
22일 건설·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월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서 '건축물 에너지성능 개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7년부터 신축 주택은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지난 2009년 대비 90% 절감토록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이 강화되고 2016년부터 500가구 이상 아파트는 에너지효율등급 표시가 의무화된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건설사들도 아파트 각 동간의 거리를 이격시키고 지상의 녹지비율을 높임으로써 냉난방비 등을 절약할 수 있는 단지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녹지율이 높으면 기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등보다 복사열 등으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어 온도관리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또 직접 전기나 열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거나 내부의 마감자재와 첨단 시스템 등으로 아파트의 에너지절약을 차별화하는 추세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의 자료에 따르면 녹지율 50%에 지열에너지 활용 시스템이 신재생에너지가 적용된 경기 김포시 운양동의 한강 한라비발디의 경우 공용관리비가 다른 단지들에 비해 저렴하게 나왔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9월 공용관리비는 ㎡당 약 469원으로, 같은 기간 운양동 아파트 평균 공용관리비 ㎡당 약 549원선보다 약 17% 비용을 절약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친환경 저에너지 기술을 개발·적용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주택 수요자들은 관리비를 절약하고 쾌적한 생활이 가능해져 모두에게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다음달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래미안 에스티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7층, 19개동, 전용면적 39~118㎡, 총 1722가구 규모로 이 중 78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 단지는 녹지율이 법적기준보다 높은 44%에 달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짓는 서울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의 경우 단지의 40%가 넘는 면적을 녹지로 채우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도입한다. 약 880㎾의 서울 아파트들 중 최대급 태양광 발전시설이 도입되며 중수처리시스템, 지열냉난방 시스템, 태양열 급탕시스템 등이 적용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최고 35층, 51개동, 전용 59~192㎡ 총 3658가구의 대단지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1구역을 재개발한 '텐즈힐'을 분양 중이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전용 59~148㎡, 총 1702가구로, 녹지율이 40%이다. 롯데건설이 경기 용인시 중동에서 분양 중인 '신동백 롯데캐슬 에코'는 녹지율이 44%에 이르며 단지 중심에는 축구장 1.5배 크기의 중앙공원이 있고 생태연못가든과 과수원 등도 조성돼 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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