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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아시안게임] '히잡' 착용 논란에 국제농구연맹 '곤혹'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대회의 영문 슬로건은 '다이버시티 샤인즈 히어'(Diversity Shines Here)다.

다양성이 여기, 인천에서 빛난다는 뜻이다. 그런데 다양한 문화에 방점을 둔다고 강조한 아시안게임에서 '다양성'이 일부 종목에서 보장되지 않아 선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머리에 장신구 착용 등을 금지한 국제농구연맹(FIBA)의 방침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 농구 선수들은 지난 24~25일 몽골·네팔과의 경기에 잇달아 출전하지 않아 몰수패를 당했다.

선수들이 흰색 히잡을 착용한 것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을 받고 경기를 포기한 것이다. 이들은 경기를 포기한 후 잔여 일정을 뒤로한 채 고국으로 돌아갔다.

FIBA 규정에는 부상 방지 등을 이유로 선수가 머리에 어떤 장신구도 착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 양궁 등 대다수 종목에서는 장신구 착용을 금지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지난 3월부터 터번과 히잡 착용을 허용했다.

실제로 인천계양양궁장에는 히잡을 쓴 이란, 이라크, 인도네시아 여궁사들이 사대에 섰다.

사격 경기가 열린 옥련국제사격경기장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히잡을 쓴 나즈메 케드마티는 지난 22일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에서 이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축구를 비롯해 하키, 핸드볼, 태권도, 유도 등에서도 히잡을 허용하는데 유독 농구에서만 히잡을 금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FIBA 등이 상식에 바탕을 둔 해결책을 모색했어야 했다고 보도했다.

양궁에 출전한 이란의 샤브남 샤라크는 로이터통신에 "양궁을 할 때 히잡 때문에 상대방을 다치게 한 적이 없다"며 "농구는 그냥 뛰는 거 아닌가? 히잡이 도대체 어떤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FIBA 관계자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장신구 착용금지 규정에 종교적 함의는 전혀 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규정을 수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