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이자 교육가,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의 생가 3개동. 울산시와 중구는 2003년부터 47억원을 들여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건립했다.
울산 중구 병영지역에는 국내 유일의 한글학자 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한글학자이자 교육가, 독립운동가로서 한글연구와 보급에 평생을 바친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울산시는 선생의 생가(3동)를 복원하고 기념관을 설립한 것이다. 또 한글학자를 주제로 한 전국 유일의 한글박물관을 건립해 주민과 함께 다양한 교육, 문화 및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외솔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한글박물관
2014 대한민국 국토도시디자인대전 역사.문화.환경 부문 국토연구원장상을 받은 외솔기념관은 지난 2010년 3월 외솔 최현배 선생의 생가터인 중구 동동 613 부지 33l6㎡에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현재 전시관과 체험실, 영상실 등을 갖추고 있다. 외솔기념관은 이번 국토도시디자인대전 심사에서 전국 유일의 한글박물관이라는 점뿐 아니라 지역에 미친 파급효과도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소 열악했던 이 지역 일대가 기념관이 생기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 기념관 건립 이후 주변에 한글을 모티브로 한 건물들이 들어서고 매년 한글날 행사를 열어 주변 주민들의 자부심도 고취하고 있다.
실제 외솔기념관과 생가가 위치한 병영지역은 나라사랑의 얼이 깊게 자리잡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울산 3.1운동 순국열사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삼일사, 병사를 양성하던 울산 경상좌도 병영성, 울산 3.1운동 본거지인 병영초등학교, 병마절도사 공덕비가 있는 병영1동 주민센터 등이 위치하는 등 지금도 나라사랑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외솔 선생 생가 복원과 기념관 건립 사업은 2001년 말 울산시 문화재위원회가 선생의 생가 터를 울산시 기념물 39호로 지정한 뒤 2002년 10월 생가복원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 추진됐다.
외솔 최현배 선생의 기념관에 전시할 선생의 유품과 관련자료도 전문가를 비롯한 주민들까지 기탁하면서 울산시와 중구는 2003년부터 47억원을 들여 외솔 선생의 생가인 울산 중구 동동에 기념관 건립 공사를 착수했다. 현재 기념관에는 전시실과 영상실, 한글교실 등이 들어섰고 개관 기념식 또한 10월 9일 한글날에 맞춰 개최됐다. 주차장 부지에 부속 도서관도 들어선다.
■한글마을로 '효과 확산'
외솔기념관은 한글문화 확산에 기여함으로써 이 일대가 한글로 물드는 성과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중구청은 기념관을 확대한 한글마을 조성을 계획 중이다. 한글마을은 기념관의 취지에 맞게 한글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마을, 역사문화를 느낄 수 있는 마을, 체류하며 느낄 수 있는 마을 등 4개 주제별로 조성된다. 구청 관계자는 "나라사랑의 얼이 깃든 이곳에 평생 한글 사랑에 헌신한 외솔 선생의 한글마을이 조성된다면 한글을 사랑하는 내·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한글마을 조성을 위해 중구는 병영사거리에서 서동사거리까지 1250㎡ 구간에 3억원의 예산을 투입, 한글상징 가로등 46개와 잔디등 12개를 설치하기도 했다. 가로등은 옛날 전기가 없던 시절에 기름이나 초를 태워 사용했던 전통 좌등의 모양으로 은은한 빛으로 고전적인 느낌을 살렸고 가로등주에는 푸른 빛의 고어체로 '한글거리' 조명을 설치했다. 외솔기념관 입구 노외주차장 일대에 설치한 정육면체 모양의 잔디등에는 외솔 선생의 저서인 우리말본 머리말 내용을 표기했다. 잔디등의 내용으로는 '말씨는 겨레의 표현이요, 그 생명이요, 힘이다'는 문구 등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 구청 측의 설명이다. 중구는 앞으로 한글간판, 도로시설물 정비, 상징물 설치 등으로 경관을 개선하고 골목길을 활용해 벽면 시 조각, 외솔명언 전시, 병영성 유물 사진전 등의 외솔탐방로조성 등 한글마을 조성 사업을 위해 올해 실시 설계 용역을 거쳐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박성민 울산시 중구청장
■수상소감/"외솔기념관 통해 한글정신 전할 것"
안녕하십니까. 울산시 중구청장 박성민입니다.
울산은 한국경제발전의 초석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임에 틀림없습니다만 그 이면에 울산에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태자원으로 무장한 품격있는 도시라는 것을 인지하고 계신 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산업도시, 부자도시라는 이미지에 가려 울산의 우수한 지역자산들이 묻혀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울산 중구는 산업체 하나 없는 울산 원도심으로 지금의 울산을 건재하게 한 종갓집의 위상을 지켜온 곳입니다. 근대화 이후 오랜 기간 잊혀졌던 소중한 지역자산들을 발굴, 홍보하기 위해 주력해 오고 있던 우리 구는 우연히 국토교통부와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하는 국토도시디자인대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저희 울산 중구의 열정과 함께한다는 생각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토도시디자인대전은 정부의 국토디자인정책과 연계해 전국 국토 및 도시 디자인 우수사례를 공모를 통해 발굴, 시상하고 세계적인 국토도시 디자인 추세와 관련 정보를 다루는 국제포럼을 개최해 국토디자인 선진화를 통한 국격 향상과 관광대국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사업이라는 취지가 저희 울산 중구와 부합된다고 인식하였습니다.
울산인의 정신으로 표상되는 최현배 선생의 한글사랑을 공간화한 외솔기념관을 전 세계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취지로 엄격한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를 통해 국토연구원장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외솔기념관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인 한글 연구와 보급에 평생을 바친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업적을 기리며 그 뜻을 후세에 전승하여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지역의 향토문화 계승을 통해 주민들의 애국 애향심을 고취하고자 건립하였습니다.
거대한 사업비와 규모로 수상한 여느 수상작과 달리 지역의 중심축으로 역할하며 주변지역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발휘함으로써 주민들의 자긍심 부여와 함께 지역 경관 조성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외솔기념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 한글문화예술제, 한글미술대전 등의 다양한 축제와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시행 중에 있어 지역 일대를 한글정신으로 물들이는 강력한 도시핵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솔기념관 일대를 중심으로 '한글마을'을 조성 계획 중에 있으며 앞으로 이 지역 일대를 울산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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