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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단통법 시행 첫날, 아이폰6 들어오면 갤노트4 지원금 늘 듯...대리점 손님 발길은 '뚝'

[현장르포]단통법 시행 첫날, 아이폰6 들어오면 갤노트4 지원금 늘 듯...대리점 손님 발길은 '뚝'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의 모습. 단통법 시행 첫날 임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보이지 않는다.

[현장르포]단통법 시행 첫날, 아이폰6 들어오면 갤노트4 지원금 늘 듯...대리점 손님 발길은 '뚝'
1일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 내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리점에는 단말기 구매를 위한 손님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첫날인 1일, 통신사 유통망(대리점·판매점)은 내내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9시께 단통법 시행 후 최초로 각 통신사별 단말기 지원금이 인터넷에 공개된 가운데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체감하는 혜택이 줄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부터 직장인이 많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통신사 대리점들은 문을 연 오전 10시부터 점심시간까지 지원금 혜택을 받으며 단말기 구매를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 이에 반해 포털사이트나 통신요금 및 단말기 관련 커뮤니티사이트에서는 통신사의 보조금 공시 금액을 확인한 후 '모두가 손해보는 법이 탄생했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단통법이 최초 적용될 이날, 이통3사의 대리점을 각각 방문해봤다.

가장 최신폰인 갤럭시 노트4의 경우 이통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쓰는 6만~7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8만원~9만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노트4의 출고가가 95만7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원금을 받는다해도 소비자는 85만원 정도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자 단통법 시행 첫 날부터 소비자들과 유통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최신폰의 경우 앞으로 3년 간은 법 시행으로 이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통신사별로 단말기 지원금을 얼마 지급할지 눈치를 보는 중이긴 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갤노트4와 같은 최신폰이 아닌 단말기를 구매하려던 고객들은 이미 혜택을 다 받을 수 있는 어제 구매를 완료한 상태"라며 "오늘은 원래 사람이 많아야 하는 점심시간에도 파리만 날리고 있는데, 단통법으로 시장이 위축되진 않을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대리점에 방문한 한 고객은 "단통법에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지만 지원금이 동일해 진다고 해서 일단 와서 최신폰 위주로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생각보다 지원금이 적어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며 "이에 반해 출시가 좀 된 단말기는 지원금 20만~30만원은 되는 것 같아 그 쪽으로 단말기를 변경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유통망 관계자들과 달리 이통사들은 또 다른 입장이다. 특히 지금 공시된 지원금이 7일마다 변경되는데, 이는 고정적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4의 지원금이 생각보다 적다고 불만이 많은 상황인데, 사실 지금 시장에서 갤럭시 노트4는 가장 최신폰이라 경쟁할 단말기가 없어, 삼성전자에서 지원금을 많이 쓰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이폰6가 국내에 들어오면 삼성전자에서도 갤럭시 노트4에 지원금을 늘릴 가능성이 높아 지금보다 지원금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얼핏 지원금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종의 착시현상과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이나 똑같이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얼핏보기에 지원금이 대폭 감소된 것 같지만, 이전에는 번호를 이동하고 요금제를 고가로 사용해야만 고액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며 "지원금 차등지급을 원천적으로 없애 나눠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금이 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각 통신사 유통망에선 단통법이 적용되는 선에서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 3사가 제시한 혜택은 제휴혜택, 결합혜택, 기기반납 혜택 등으로 대동소이해 그간 업계 관측대로 굳이 고객이 타 통신사를 이동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이날 방문한 SK텔레콤 대리점에선 갤럭시노트4를 사기위해 지원금 9만원 가량을 받고 24개월 약정을 맺는 대신, 단말기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매달 9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하는 요금제를 사용하고, 18개월 뒤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의 T클럽 가입을 권유했다.

KT와 LG U+는 제휴와 결합할인 혜택을 적극 내세웠다.
3사에서 비슷한 조건으로 8만~9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고 갤럭시 노트4를 가입할 경우 24개월동안 매달 10만원 안팎의 가격을 내야 했다.

이날 정부도 현장점검에 나섰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