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첫 공개된 오페라 '나부코'의 4막 첫 장면.
"정확한 시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 있었을 법한 이야기로 공감하기 위해 이런 무대 꾸몄죠."
14일 오후 2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정식 개막을 앞두고 열린 오페라 '나부코' 프레스콜에서 김태형 연출은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정하지 않고 두 문명(바빌론과 히브리)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데 초첨을 뒀다"고 말했다.
베르디의 초기 걸작 오페라 '나부코'는 구약성서에서 히브리인들이 바빌로에 강제로 끌려간 '바빌론 유수' 사건을 바탕으로 해 종교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 고양문화재단과 대전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한 오페라 '나부코'는 무대는 종교적 색채를 중화시키고 바빌론의 정복왕 나부코와 히브리인의 충돌을 단순히 이교도와 기독교의 대립이 아닌 다른 가치관의 두 세계의 갈등으로 바라본다는 게 특징적이다.
김태형 연출은 "히브리와 바빌론 두 문명 차이 보여주기 위해 1막과 2막의 무대를 구분했다"며 "1막은 솔로몬 성전을 상징하는 막과 돌의 느낌을 살렸고 2막에서는 굴뚝, 연기, 톱니바퀴, 철과 금속 재질로 차이를 줬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연출은 이번이 처음인 김태형 연출은 연극 '모범생들' '히스토리 보이즈', 뮤지컬 '아가사' 등에서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카이스트 출신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논리성을 중시한다.
이번 무대는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도록 나부코와 히브리인을 각각 물질·기계 문명과 정신·자연 문명을 대변하도록 설정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바빌론 문명은 스팀펑크, 중세와 근대 유럽 스타일을 표방했고 히브리인들은 점프수트 형태 작업복과 흰색의 사제복으로 정신문명을 표현해 바빌론과 대비했다.
"고 설명했다.
스팀펑크란 증기기관과 같은 기술이 발달한 가상의 과거·현재·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스타일로 19세기 산업혁명 시기를 대변하는 디자인을 주로 활용한다. 이번 무대는 오페라에서는 드물게 스팀펑크 양식을 차용했다.
공연은 오는 16~18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24∼26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2만~7만원. 1577-7766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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