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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예비상장社 공모가 후려치기 공포

코스닥 예비상장社 공모가 후려치기 공포

국내 증시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최근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공모가 할인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올 들어 처음으로 희망 공모가액을 밑돌거나 청약이 미달되는 공모 사례도 나왔다. 일부 업체는 심사승인까지 받았지만 증시 침체 탓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연기했다. 특히 삼성SDS, 제일모직(구 에버랜드), NS쇼핑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코스닥 예비 상장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지수가 부진하면서 예비 상장사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전날 디스플레이 장비 검사업체인 영우디에스피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벌인 결과 공모가가 5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당초 회사 희망 공모가액인 8000~9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최종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액 하단을 밑돈 사례는 올 들어 처음이다. 영우디에스피의 기관 수요예측이 실시됐던 지난 13~14일은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인 535.31(13일)이었던 데다 최근 정보기술(IT) 장비 업체들의 부진이 공모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시 입성으로 1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기대했던 사측은 최대 65억원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17일까지 진행되는 공모 청약이 100% 성공했을 때 얘기다. 전체 물량의 25%인 26만주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영우디에스피 관계자는 "운이 나쁘게도 시황이 어려울 때 공모 일정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많은 할인폭이 적용됐다"면서 "회사의 성장성이 확실하고, 실적으로 이를 증명한다면 증시에서 충분히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공모 청약 경쟁률이 미달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13~14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기업인수목적 회사 대우스팩2호는 공모 경쟁률이 0.49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반 배정된 수량 157만5000주 중에서 76만7830주만 청약 완료됐다. 올해 공모를 진행한 24개 신규 상장사 가운데 유일한 청약미달 사례다. 앞서 진행된 스팩들의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이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올해 승승장구해 오던 발행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자 상장 일정을 늦추는 곳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상장심사 승인을 받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뉴)는 증시 부진 등의 이유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아울러 11~12월 상장 계획인 삼성SDS, 제일모직, NS쇼핑 등과 일정이 겹치면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큰 것도 코스닥 예비 상장사들엔 부담이다.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모두 27곳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